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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차오 뚫고 대중 수출 '봄바람'…K패션, 대륙 영토 확장 이끈다

입력 2026-08-31 15:23:29 | 수정 2026-08-31 15:23:29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K패션이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중국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의 감성을 정조준하며 대중국 소비재 수출 반등을 이끄는 일등 공신으로 부상했다. 중국 내 강력한 애국 소비(궈차오) 열풍과 한한령의 여파로 굳게 닫혔던 대륙 시장의 빗장이 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LF 브랜드 던스트 중국 상하이 팝업 현장./사진=LF 제공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중국 소비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34억4000만 달러(약 4조6000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대중 소비재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러한 반등 배경에는 패션의류가 자리했다. 5대 소비재 품목 중 패션의류의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33.4%에 달해 전 품목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K-패션이 궈차오 한파를 뚫고 침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중국 젊은 층의 소비 패턴 변화를 꼽는다. 

로컬 브랜드의 과도한 애국주의 마케팅에 피로감을 느낀 중국 Z세대가 무조건적인 국산품 소비 대신 '나만의 개성과 차별화'를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 등 신진 디자이너 인디 브랜드 특유의 절제된 디테일과 감각적인 그래픽, 10만~30만 원대의 가격 접근성이 이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K-콘텐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따른 팬덤 소비도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 아이돌의 사복 패션이 샤오홍슈와 도우인 등 현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팬덤이 형성됐다. 서울 성수동이나 한남동 쇼룸에서 K패션을 직접 경험한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귀국 후 현지 소비로 직결되는 구조가 안착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차별화된 가치를 가진 K패션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독창적인 콘셉트의 캐주얼웨어와 스포츠·애슬레저웨어를 중심으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LF 브랜드 던스트 중국 상하이 팝업 현장./사진=LF 제공



◆ 1세대 패션 기업들 중국 내 입지 다지기에 방점

삼성물산 패션부문(준지), LF(헤지스), F&F(MLB) 등 대형사들 또한 중국 내 플래그십 거점화와 라이브 커머스로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준지를 필두로 중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준지는 올해 미스토홀딩스와 중화권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난 7월 티몰 입점 및 청두 매장 오픈에 이어 8월 베이징 싼리툰 타이쿠리에 매장을 열었다. 

삼성물산은 올해 연말까지 중국 내 1개 점포를 추가 개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의 브랜딩을 강화하고 빈폴의 현지화된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중화권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LF는 적극적인 현지 맞춤화 전략을 통해 헤지스와 던스트를 중화권 시장 내 안착시켰다. 헤지스는 중국 파트너사(빠오시냐오 그룹)와 협력한 라이선스·유통 복합 방식과 600여 개의 고급화 매장을 통해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르는 성장을 거뒀다. 현지 파트너사와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 실제 소비자의 수요를 제품에 반영하는 전략이 통했다.

LF 사내 벤처로 시작한 던스트는 티몰 등 현지 온라인 플랫폼과 상하이 화이하이중루 팝업을 연계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바이럴 마케팅으로 단기 매출 60% 성장을 달성하며 K패션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F&F는 2분기 중국 매출 1776억 원을 거둔 'MLB'에 이어 '디스커버리'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F&F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매출은 약 4949억53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42.87%를 차지한다. 에프앤에프차이나는 에프앤에프가 중국 현지 영업을 위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법인이다. 

코오롱FnC는 지난 2017년 합작사(코오롱스포츠 차이나) 설립 이후 50년 아웃도어 헤리티지와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직영·대형 점포 전략으로 '코오롱스포츠'를 현지 프리미엄 아웃도어 반열에 안착시켰다.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지포어(G/FORE)'는 상해 플라자66, 북경 SKP 등 중국 핵심 럭셔리 상권 내 6개 매장을 확보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 밖에도 중소·중견 기업의 실적 약진도 두드러진다. '스노우피크 어패럴'을 전개하는 감성코퍼레이션은 상반기 중국 내 6호점을 열며 역대 최대 실적(매출 1171억 원, 영업이익 186억 원)을 경신했다. 미스토홀딩스는 휠라, 마뗑킴, 준지 등 화제성이 높은 브랜드의 중화권 유통권을 잇달아 확보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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