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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 피한다”…K-조선, 특수선·친환경으로 중국 공세 차단

입력 2026-08-31 15:14:30 | 수정 2026-08-31 15:14:30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중국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K-조선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기존 수주 물량으로 인해 건조 일정이 빡빡해진 사이 중국이 저가를 내세워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초격차 기술과 특수선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선박 수주가 늘어나면서 K-조선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특수선과 친환경 선박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HD한국조선해양의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31일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국내 조선업체들의 7월 누적 수주는 870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218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42만 CGT·130척과 비교해 각각 328만 CGT(60.5%)·88척(67.7%) 늘어난 규모다. 

중국 조선업체들의 수주도 늘었다. 중국의 7월 누적 수주는 3803만 CGT·1394척으로, 전년 동기 1835만 CGT·792척 대비 각각 1968만 CGT(107.2%), 602척(76.0%) 증가했다.

중국이 수주를 크게 확대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분위기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글로벌 수주 비중은 17%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75%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한국(18%)과 중국(65%)의 격차가 47%포인트였는데, 올 들어 양국 간 격차가 한층 크게 벌어진 것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보였던 LNG 운반선에서도 중국이 수주 물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점은 K-조선의 수익성과 기술 입지를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그동안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기술 경쟁력에서 중국을 압도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저가를 내세워 해외 선사들의 물량까지 흡수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이 수주한 LNG 운반선은 52척으로 한국(37척)을 앞질렀다. 게다가 중국의 LNG 운반선 건조 능력도 확장된 만큼 앞으로도 국내 조선업체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이미 수년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공격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범용 선박 시장뿐만 아니라 LNG 운반선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기술력과 해양방산으로 승부수…“기회 열린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과 특수선을 통한 차별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먼저 국내 조선업체들은 고효율 엔진과 연료 절감 기술, 저탄소 연료 추진 시스템 등을 통해 기술 경쟁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도 개발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친환경 고부가가치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선박에 대한 교체 수요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수선 역시 수주를 확대할 수 있는 분야로 거론된다. 함정과 잠수함으로 대표되는 특수선 분야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설계·건조 기술과 운용 신뢰성, 보안 역량 등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신뢰도를 확보한 K-조선이 수주를 늘릴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미국은 중국과의 해양 패권을 두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자국 해군력 강화와 함정 확보에 나서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에게도 함정 수출 확대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생산능력이 회복되기 전까지 최대 2척의 선박을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건조 가능한 선박에는 수상전투함이 포함돼 있어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특수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아울러 동남아시아에서는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들이 해군력 증강과 함정 현대화에 나서면서 특수선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필리핀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노후 함정 교체를 추진하면서 K-조선의 수주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친환경 기술력과 해양방산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K-조선의 초격차 입지를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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