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기업형슈퍼마켓(SSM) 업계에서 퀵커머스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태 전반의 매출 부진 속에서도 퀵커머스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고 점포 생산성을 높일 돌파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서울시 송파구 GS더프레시 송파석촌역점 전경./사진=GS리테일 제공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지난 25일부터 2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쿠팡이츠와 연계한 퀵커머스 테스트 운영을 시작했다. 2024년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 ‘바로배송’을 종료한 이후 약 2년 만에 근거리 배송 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이다.
이번에는 자체 배송망 대신 외부 플랫폼을 활용한다. 신선식품 등 장보기 상품을 인근 매장에서 빠르게 배송하는 퀵커머스 특성상 주문·배송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축적된 쿠팡이츠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롯데슈퍼는 시범 운영 성과와 고객 반응을 살펴 향후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실제 퀵커머스를 먼저 확대한 SSM에서는 관련 매출 성장세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GS더프레시도 같은 기간 퀵커머스 매출이 41.9% 늘었고,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퀵커머스 성장세와 달리 SSM 업태 전체 매출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SSM 매출은 2025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업태 전체가 역성장하는 상황에서도 퀵커머스는 별도의 매출 성장 채널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SSM은 대형마트보다 주거지와 가까우면서 편의점보다 신선식품과 장보기 상품 구색이 넓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점포를 별도의 대규모 물류센터 없이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오프라인 점포의 판매 반경을 온라인까지 넓힐 수 있다는 점도 퀵커머스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22년 1월 퀵커머스 도입 이후 운영 점포와 배송 지역, 제휴 플랫폼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현재 자체 온라인몰 ‘e마일’을 비롯해 네이버쇼핑 장보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에서 최대 7000여종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으며, 인근 점포에서 상품을 출고해 1시간 이내 배송한다.
상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와의 통합 매입을 기반으로 과일·채소·정육 등 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과 생활필수품까지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5K프라이스’, ‘피코크’ 등 자체 상품을 전략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 용산구 롯데슈퍼 원효로점에서 직원이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롯데슈퍼 제공
GS더프레시는 퀵커머스의 실제 매출 기여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체 앱 ‘우리동네GS’를 비롯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네이버 장보기 등 주요 플랫폼과 연계해 1시간 장보기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GS더프레시 점포에서 퀵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다.
GS더프레시 측은 간단한 장보기부터 즉시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구매하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퀵커머스 매출이 점포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2021년 SSM 업계 최초로 퀵커머스 서비스 ‘매직나우’를 도입했으며, 이후 네이버 장보기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확대해왔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경우 전체 매출의 약 95%가 식품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온라인 주문 객단가가 오프라인 대비 약 2.5배에 달한다. 반복 구매가 많은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퀵커머스를 확대할 경우 점포 매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NS홈쇼핑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이후 신선식품 중심의 퀵커머스 운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홈쇼핑의 온라인 판매 역량과 도심 점포망을 결합해 근거리 배송 경쟁력을 높이고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다.
SSM 업체들은 자체 온라인몰뿐 아니라 배달앱과 포털 장보기 서비스까지 활용하며 고객 유입 경로를 넓히고 있다. 자체 배송망 구축 부담을 줄이면서 기존 점포를 근거리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롯데슈퍼까지 다시 시장에 뛰어들면서 SSM 업계의 퀵커머스 경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 관계자는 “점포 기반 퀵커머스의 강점은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장보기 상품과 기존 점포망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신규 고객과의 접점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