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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같지 않네" 거래대금 급감한 국내 증시

입력 2026-09-03 12:03:33 | 수정 2026-09-03 12:03:33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상반기 신드롬 수준의 투자열풍이 일었던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과 미국-이란 재충돌 등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가중되면서 투자 난이도가 높아지자 투자자금의 움직임도 한층 더 신중해진 모습이다. 다만 최고점 대비 줄어들었을 뿐 여전히 평년 대비로는 많은 자금이 몰려 있는 만큼 시장 분위기가 다시 한 번 바뀌면 다시금 투자 열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신드롬 수준의 투자열풍이 일었던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주식·상장지수펀드 합산 기준)은 67조2000억원에 그쳤다. 전월인 7월 기록했던 99조5000억원과 견줘보면 불과 한 달 만에 32.5%나 쪼그라든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을 총괄하는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합산 보통주 일평균 거래 규모는 전월 대비 25.2% 줄어든 49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위축세는 더욱 가팔랐다. 지난달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47.1%나 증발하며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급감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지난 7월 31일부터 전격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 조치가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과 규제가 거래대금 추이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는 중론이 형성된 상태다.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5월 9조3000억원 선에서 6~7월 11조원대까지 치솟으며 투기적 열풍을 주도했다. 하지만 규제 직후인 8월 들어서는 9000억원 안팎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전체 ETF 시장 안에서 해당 상품군이 차지하던 비중 역시 기존 30%대 중반에서 5% 선으로 급락한 상태다.

장세를 관망하며 기회를 엿보는 증시 대기성 자금의 이탈도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9조7044억원을 기록해 4거래일 연속 100조원 선을 하회했다. 시장의 매매 둔화는 비단 '안방'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달 국내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결제·거래 규모 역시 404억달러에 그치며 전월 대비 20.2% 감소했다. 즉, 국경을 불문하고 전반적인 주식 매매 행위 자체가 '동반 냉각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유동성이 급격히 메마른 근본 원인은 지수 횡보에 따른 피로감과 가파른 차입비용 상승 부담이 맞물린 데 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사상 유례없는 9000선을 돌파하며 환호했으나, 7월 폭락장에서 5200선까지 수직 낙하하는 등 극심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후 일정 부분 낙폭을 만회했음에도 8월 내내 종가 기준 7000선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지루한 6000선 박스권 공방에 갇혀 버렸다. 지수가 상단을 뚫지 못하자 단기 차익을 노리던 개인 유동성의 유입 동력이 약화된 것이다.

통화긴축과 글로벌 채권수익률 폭등 역시 주식시장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잇따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전격 인상해 기준금리를 연 3.00%로 끌어올렸다. 또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장중 연 4.8%를 돌파했다. 

초저금리의 대명사이던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마저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연 3%대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채금리 급등은 기업들의 조달금리를 높이고 밸류에이션 평가 할인율을 확대시켜 증시 밸류에이션 전반을 짓누르는 직접적 악재가 된다.

다만 현재의 거래 부진을 본격적인 유동성 붕괴나 장기 침체의 신호탄으로 단정 짓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7월 글로벌 쇼크성 급락과 사모·파생 규제 정비라는 돌발 악재를 겪은 뒤 나온 일시적 숨고르기라는 설명이다. 상반기 대비 거래대금이 줄었더라도 여전히 평년 대비로는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월 대비 감소했으나 7월 주식시장 급락,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 등의 여건을 감안할 때 1분기 거래대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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