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면서 비AI 부문의 투자와 지출을 제약하는 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구축효과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15% 수준으로 제한적인 가운데 AI 투자에 따른 장기 회사채 발행 확대는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면서 비AI 부문의 투자와 지출을 제약하는 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이미지 생성=chatgpt
6일 국제금융센터의 '미국 AI 투자 확대에 따른 구축효과 및 국채시장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AI 투자는 올해 GDP의 1.8% 수준에서 2027년 2.5%, 2028년 2.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계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한 미국 상장·비상장 기업과 해외 상장기업의 올해 미국 내 AI 투자 규모를 약 581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 GDP의 약 1.8%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계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자본지출 규모는 7940억달러에 달하고, 이 가운데 약 70%가 미국 내에서 집행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AI 투자 확대에 따른 구축효과를 크게 세 가지 경로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데이터센터 건설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다른 비주거 건설투자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년간 약 450억달러 증가한 AI 관련 건설투자의 25%가 다른 건설활동을 구축했다고 가정할 경우 구축효과가 100억달러를 소폭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이를 제외한 민간 비주거 건설 감소 간 연관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지출 재조정도 구축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러가 비AI 자본지출을 줄이고 일반 기업이 AI 서비스 지출을 확대하면서 GDP 통계상 약 300억달러 규모의 구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사주 매입 축소와 차입 확대를 통해 AI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어 비AI 투자 축소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마지막으로 AI 관련 회사채 발행 증가에 따른 금리 상승도 기업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 AI 관련 채권 발행이 다른 기업의 차입금리를 약 5bp 높이고, 이에 따라 기업투자가 약 1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세 가지 경로를 모두 고려한 AI 투자의 구축효과는 약 500억달러로, 미국 GDP의 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AI 관련 투자와 수출의 성장 제고효과는 약 0.3%포인트(p)로 추정돼 구축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미국 GDP 성장률을 약 0.2%p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시장에서는 AI 투자가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AI 투자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장기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수요를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이 큰 상황에서 AI 관련 장기채 발행이 확대될 경우 미국 장기 국채의 수급 여건이 추가로 악화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AI 관련 채권 발행은 미국 투자등급(IG) 시장 전체 발행액의 약 24%를 차지했으며, 투자등급 부채 잔액의 약 5% 수준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향후 AI 투자 확대가 장기 회사채 발행 증가로 이어질 경우 장기 국채금리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