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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에 "한국영화 위기" 직설한 이창동 감독

입력 2026-09-08 09:22:20 | 수정 2026-09-08 09:22:20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가능한 사랑'으로 현지 언론의 극찬을 끌어낸 거장 이창동 감독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한국 영화 산업이 처한 구조적 위기를 진단하고 뼈 있는 조언을 던졌다.

이창동 감독은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 근방에서 열린 영화·영상산업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계기 간담회 '넥스트 씬, K콘텐츠의 내일을 말하다'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영화계 현안을 두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내며 문화 행정을 직접 이끌었던 이 감독은 창작자이자 행정 전문가의 시각에서 한국 영화계의 현실을 냉정하게 되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 후 열린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이창동 감독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감독은 현장에서 "한국 영화 산업에 구조적인 위기가 시작됐다"며 "내가 만든 영화조차 국내에서는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했을 정도"라고 현장 자금난의 심각성을 털어놓았다. 이어 "한국은 프랑스와 영화산업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위상을 가졌지만, 생태계의 건강함에 있어서는 프랑스에 미치지 못한다"고 직언했다.

특히 이 감독은 영화 산업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으로 "영화에 투자하는 개인이나 민간 자본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늘려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이 감독의 직언을 직접 메모하며 경청한 이재명 대통령은 "돌아가서 바로 정책 검토를 시작하라고 지시하겠다"며 "결과는 나중에 알려드리겠다"고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 역시 이 감독의 문제 의식에 깊이 공감하며 현 한국 영화계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영화의 과실은 아주 크게 잘 열렸지만, 아래에 있는 작은 나무나 풀들은 다 죽고 큰 고목만 몇 개 남은 상황"이라며 "사다리가 끊겼다. 돈이 되는 대작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맡기더라도 상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지원은 정부가 메워줘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서밋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및 배우들과의 간담회다. 오른쪽부터 김도연, 설경구, 전도연 배우, 이 대통령, 이창동, 정주리 감독,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 안현모 사회자./사진=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는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영화 '가능한 사랑'의 주연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 영화 '도라'의 정주리 감독과 주연 배우 김도연, 넷플릭스 김민영 아시아 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 등 주요 영화인들이 대거 함께했다.

정주리 감독을 비롯한 현장의 영화인들도 신진 창작자들의 설 자리 축소와 제작 환경 악화에 대한 현실적인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뒤 "문화예술의 근본이자 뿌리인 자유로운 정치 환경과 민주주의가 발전한 만큼, 작은 나무들이 끊임없이 자라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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