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갤럭시 워치가 내 몸의 변화를 살피고, 그 기록을 가족과 나누는 건강관리 기기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9은 심박수와 혈압 등을 직접 측정하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 쌓이는 생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소와 다른 신체 변화를 알려준다. 삼성 헬스에서는 이렇게 모인 건강 정보를 가족과 공유해 부모의 수면이나 심박수, 복약 여부 등을 자녀가 함께 확인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최종민 상무가 갤럭시 워치와 삼성 헬스 앱으로 혈압·심전도에서 심장 건강 점수까지, 한층 고도화된 심장 건강 관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배소현 기자
삼성전자는 9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갤럭시 워치9 헬스 브리핑'을 열고 갤럭시 워치와 삼성 헬스를 활용한 심장 건강 관리 기술 등을 소개했다. 오는 29일 세계심장연맹(WHF)이 지정한 '세계 심장의 날'을 앞두고 회사는 특히 심장 질환의 조기 발견과 예방에서 웨어러블 기기의 역할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광학심박(PPG) 센서를 웨어러블에 적용한 이후 혈압·심전도(ECG) 측정과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 등 헬스 기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갤럭시 워치9에서는 개별 수치를 보여주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여러 건강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하고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데 무게를 뒀다.
대표적인 기능이 '심장 건강 점수'다. 수면과 활동량, 혈관 스트레스, 체질량지수(BMI) 등 일상에서 수집한 지표를 종합해 점수로 보여주고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가이드도 제공한다. '생체 징후' 기능은 수면 중 심박수와 심박변이도, 호흡률, 피부 온도, 혈중 산소 포화도 등 5가지 지표를 추적해 평소 기준값에서 벗어난 변화가 나타났는지 알려준다.
사용자가 직접 측정하지 않아도 작동하는 기능도 늘었다.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은 워치를 착용하는 동안 심장 리듬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알려준다. 혈관 스트레스 역시 수면 중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기준을 만들고 매일 변화를 보여준다. 낙상이 감지되면 SOS 기능을 통해 119나 가족에게 연락할 수도 있다.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상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있으면 24시간 계속 심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할 수가 있고, 알고리즘 등을 통해 미세한 변화가 생겼을 때 그 패턴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기관과의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앙대학교 광명병원과 갤럭시 워치의 광학 센서를 활용해 미주신경성 실신을 사전에 감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최 상무는 관련 연구에서 실신 발생 약 30분 전 변화를 포착할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거의 90% 가까운 숫자 정도로 (사전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 의대와는 수면무호흡 관련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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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서 가족으로… 삼성 헬스 '커넥티드 케어'
삼성전자가 헬스 사업에서 다음 단계로 강조한 것은 개인을 넘어 가족과 기기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다. 갤럭시 워치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삼성 헬스에 모으는 데서 나아가 가족 구성원이 동의하면 서로의 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의 걸음 수와 수면, 심박수, 혈압, 복약 여부 등을 자녀가 확인하는 방식이다. 평소와 다른 수치가 나타나거나 약 복용을 놓친 경우 자녀가 먼저 연락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떨어져 사는 가족의 건강을 일상적으로 살피는 용도로 활용 범위가 커질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최 상무는 "앞으로 이런 기능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될 것"이라며 고령화로 건강 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삼성 헬스가 커넥티드 케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기간 연결도 확대하고 있다. 워치가 사용자의 수면을 감지하면 스마트싱스와 연결된 조명이나 TV를 끄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워치뿐 아니라 갤럭시 링과 버즈, 글라스 등 서로 다른 기기가 건강 데이터를 주고받고 AI를 활용하는 구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들여다보는 영역은 혈당과 대사질환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내부 연구진과 해외 연구소, 관련 스타트업 등을 통해 기술을 검토하고 일부 기업과는 개념검증(PoC)도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 워치의 건강 데이터 분석에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이 활용된다. 심박수와 움직임 등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의 상태와 변화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보다 메모리와 연산 성능이 제한적인 만큼 워치 자체에서 처리할 부분과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를 활용할 부분을 나눠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최 상무는 "워치가 갖고 있는 물리적인 메모리 공간의 부족이나 프로세싱 파워의 어려움 때문에 스마트폰만큼 활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계속적으로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사용 시간을 크게 늘리기보다 건강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최 상무는 "갤럭시 워치가 현재 지향하는 부분은 더 많이 프로세싱하고 데이터 분석을 해서 더 많은 유용한 정보들을 주는 것"이라며 "배터리는 5일, 7일 등 그렇게까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는 없다는 한계점을 명확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동시에 충전 속도도 빨라지면서 실제 사용에서의 불편은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링과 워치는 쓰임새를 달리하면서 건강 데이터의 빈틈을 보완한다. 링은 작은 크기와 수면 중 편안한 착용감이 강점인 반면 워치는 스포츠와 운동 등 활용 범위가 넓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과 워치를 함께 착용하면 서로의 데이터를 보완해 센서 측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헬스 기능을 꾸준히 확대할 수 있는 배경으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기술과 경험을 꼽았다.
최 상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만의 차별점이라하면 굉장히 오랫동안 이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누적된 노하우나 지식, 경험 등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라며 "다른 회사들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