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연예계의 익숙한 공식과 통념을 AI의 실험대에 올립니다. 흥행 성적과 팬덤, 콘텐츠 소비 방식, 플랫폼 변화 등 실제 사례와 데이터를 비교해 ‘정말 그런가’를 검증하고, 숫자 뒤에 숨은 이유와 흐름을 파고드는 분석 기획입니다. ※ 기자가 기사 방향 설정과 취재·사실 확인·최종 편집을 맡았으며, AI가 공개 자료의 비교·분석을 담당했습니다.
드라마 '유어 아너' 포스터. /사진=지니TV 제공
드라마가 종영했다고 콘텐츠의 수명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2024년 막을 내린 ‘유어 아너’가 약 2년 뒤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1위에 오르며 이미 공개된 작품도 새로운 플랫폼에서 다시 현재의 콘텐츠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유어 아너’는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당시 넷플릭스 순위 화면을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작품은 이튿날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9위에 진입했고, 25일 2위에 이어 26일 1위까지 올라섰다.
[기자|성과를 품고 플랫폼을 옮겨온 작품]
‘유어 아너’는 아들의 범죄를 은폐하려는 판사 송판호와 아들을 죽인 범인을 추적하는 조직의 보스 김강헌이 대립하는 범죄 스릴러다. 손현주와 김명민, 김도훈, 허남준 등이 출연했다.
총 10부작으로 제작된 작품은 2024년 8월 12일부터 9월 10일까지 지니 TV와 지니 TV 모바일, ENA를 통해 공개됐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종회는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인 6.1%를 기록했다. 종영 당시 ENA 드라마 가운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크래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이었다.
방영을 마친 뒤에도 작품의 유통은 이어졌다. 티빙은 2025년 1월 15일부터 ‘유어 아너’ 전편을 선보였고, 넷플릭스는 올해 8월 20일 작품을 공개했다. 하나의 콘텐츠가 서로 다른 시점에 여러 서비스를 거치며 이용자들과 만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새 공개일’은 플랫폼에 배급된 순서를 뜻하지 않는다. 종영한 작품이 새로운 플랫폼에 편성되면서 다시 현재의 선택지로 등장하는 시점을 의미한다.
'유어 아너' 9위에서 1위까지…공개 이후 다시 움직인 순위.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AI|9위에서 1위까지…공개 이후 다시 움직인 순위]
당시 넷플릭스 순위 화면을 인용한 보도를 종합하면 ‘유어 아너’는 8월 21일 국내 일간 시리즈 9위에 올랐다. 25일에는 2위, 26일에는 1위를 기록했다. 유종선 감독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작품이 26일 국내 시리즈 정상에 오른 사실을 전했다.
넷플릭스 공식 주간 톱10에서도 작품의 순위가 확인된다. ‘유어 아너’는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국내 주간 시리즈 7위를 차지했다. 해당 주차 집계 화면에 표시된 국내 주간 톱10 진입 주 수는 3주다.
공개 다음 날 순위권에 진입하고 이후 정상까지 올라선 흐름은 ‘유어 아너’가 넷플릭스 안에서 다시 현재의 콘텐츠로 선택됐음을 보여준다. 제작 연도나 종영 시점과 관계없이 새롭게 공개된 작품들과 같은 순위표에서 경쟁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톱10 집계에는 작품별 시청수와 시청 시간이 공개되지 않아 순위 이상의 구체적인 시청 규모는 확인할 수 없다.
드라마 '유어 아너' 포스터. /사진=지니TV 제공
[기자|한 작품에 여러 번의 공개일이 생겼다]
방송 중심의 시장에서 콘텐츠의 시간은 편성표에 따라 흘렀다. 첫 방송으로 출발한 작품은 마지막 회가 끝나면 신작으로서의 역할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OTT는 종영작이 다시 시청자 앞에 놓일 수 있는 경로를 늘렸다. 과거에 제작된 작품도 새로운 서비스에 추가되는 순간 해당 플랫폼에서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된다. 이용자는 제작 연도와 관계없이 신작과 방영작, 종영작을 함께 두고 선택한다.
완결작이라는 특성도 달라진 시청 방식과 맞닿는다. ‘유어 아너’는 모든 회차의 이야기가 이미 마무리된 작품이다. 처음 접하는 이용자는 다음 방송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일정에 맞춰 결말까지 이어볼 수 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출연 배우를 향한 관심이 새롭게 형성되기도 한다. 유종선 감독은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1위 소감을 밝히면서 허남준과 그의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배우의 후속 활동이 과거 출연작을 다시 찾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구작을 다시 현재로 만든 세 가지 환경.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AI|구작을 다시 현재로 만든 세 가지 환경]
‘유어 아너’가 다시 순위권에 등장한 환경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방영 당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의 기존 성과, 새로운 플랫폼 편성으로 생긴 또 하나의 공개 시점, 완결된 이야기를 원하는 때에 이어볼 수 있는 시청 방식이다.
첫 공개 당시의 성과는 작품이 이미 시청자의 선택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새로운 플랫폼 편성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다시 제시하는 계기가 된다. 완결작은 공개된 모든 회차를 곧바로 이어볼 수 있다는 조건도 갖는다.
여기에 시간이 흐르며 달라진 배우의 인지도와 시청자의 관심이 과거 작품을 현재로 불러오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작품의 내용은 그대로지만 이를 둘러싼 시청 환경과 관심의 맥락은 첫 공개 당시와 달라지는 것이다.
이들 조건의 영향력을 각각 수치로 나눠 확인할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넷플릭스 편성 이후 ‘유어 아너’가 국내 일간 1위와 주간 톱10을 기록하면서 종영작이 새로운 플랫폼에서 다시 순위 경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마지막 방송은 콘텐츠 유통의 끝이 아니다.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기자|마지막 방송은 콘텐츠 유통의 끝이 아니다]
‘유어 아너’는 넷플릭스 공개를 위해 새로 제작되거나 내용을 바꾼 작품이 아니다. 방영 당시의 이야기와 출연진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공개 시점을 맞았고, 다시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번 사례가 보여준 것은 특정 플랫폼의 우위가 아니다. 하나의 작품이 첫 공개에서 모든 가능성을 소진하지 않으며, 새로운 플랫폼에 편성될 때마다 또 다른 시청자 선택의 순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마지막 회는 이야기의 끝일 뿐 콘텐츠 유통의 끝은 아니다. ‘유어 아너’가 다시 받아 든 순위표는 종영작도 새로운 공개 시점을 통해 현재의 콘텐츠로 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