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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바꾸는 건설사들…수주부터 안전·개발까지 '맞춤형 리더'로 불황 돌파

입력 2026-09-11 10:33:07 | 수정 2026-09-11 10:33:39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사들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장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맞춤형 CEO 인사'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수주 확대부터 재무 정상화, 현장 안전, 신성장동력 발굴까지 회사별 현안에 맞춘 전문가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며 위기 대응 전략을 짜는 모양새다. 

이강석 대우건설 대표(왼쪽), 하정민 DL건설 대표(가운데), 채정섭 신동아건설 대표(오른쪽)./사진=각 사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건설과 DL건설, 신동아건설 등이 잇달아 CEO를 교체했다. 대우건설은 대외협력·영업 경험이 풍부한 이강석 대표를, DL건설은 20년 가량 안전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하정민 대표를, 신동아건설은 개발사업 베테랑인 채정섭 대표를 각각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각사의 인사 배경은 다르지만 최우선 당면 과제에 맞춰 필요한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을 수장으로 낙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대우건설은 국내외 대형 사업을 둘러싼 수주 경쟁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택했다. 새 대표로 선임된 이강석 대표는 1996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영업과 대외협력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 대우맨이다. 회사의 사업 구조와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정부와 발주처, 파트너사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도 폭넓게 소통해왔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이력은 신임 대표 발탁의 배경으로 꼽힌다. 대형 국책사업과 해외 사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조율이 중요한 사업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실제 대우건설은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외에서 굵직한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와 장성 파인데이터센터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체코 원전과 베트남 닌투언2 원전, 이라크 해군기지, 나이지리아 플랜트 사업 등을 수주 대상으로 두고 있다. 신규 수주 목표도 기존 18조 원에서 27조 원으로 50% 높였다. 상반기 신규 수주는 7조1285억 원이다.

DL건설은 안전관리 리스크를 관리하고 내실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정민 대표는 2003년 현장 안전관리직으로 입사한 뒤 20년 넘게 안전 분야에서 경력을 축적했다. 현장 안전관리와 본사 안전·기술안전 조직에 몸담았으며 지난해부터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맡아왔다. 대표 취임 이후에도 CSO를 겸직한다.

중대재해 발생 여부가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공사 차질은 물론 대외 신뢰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전관리는 건설사의 경영 안정과 직결되는 분야다. 현장과 본사의 안전 업무를 모두 경험한 하 대표가 적임자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CEO와 CSO를 겸직하도록 한 것 역시 안전관리를 경영의 핵심 과제로 두고 관련 리스크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동아건설은 개발사업을 신 성장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일 개발사업 전문가인 채정섭 대표를 선임하고 기존 김세준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경영진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개발사업을 전담할 수장을 두고 별도의 전문성을 보강하는 구조다. 

채 대표는 1992년 보성건설에 입사한 이후 개발사업과 건축영업, 경영기획 등을 경험한 '개발통'이다. 한양과 보성산업, 솔라시도 등의 대표를 지내면서 청라시티타워와 청라국제금융단지, 새만금 관광·레저, 해남 솔라시도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이끌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초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경영 위기를 겪었지만 8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경영 정상화를 이룬 이후에는 기존 시공 중심의 사업 기반에 개발사업을 더해 외형 확대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신동아건설은 과거 본사가 있던 서빙고역 일대에서 역세권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우수한 입지 여건을 바탕으로 분양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지는 서울 용산동6가 일대로, 3769㎡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0층 규모의 주거복합시설이 들어선다. 공동주택은 공공임대주택 20가구를 포함해 총 13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 건설사 CEO 인사에서 전문성이 중요해진 것은 장기화된 업황 부진으로 기업마다 풀어야 할 경영 현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불황과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과거처럼 도급, 분양 물량만으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수주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현장 안전관리, 신규 먹거리 발굴 등 각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최고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복합 과제에 직면한 만큼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회사의 사업 방향과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당장 필요한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선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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