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인천 아파트 분양가가 심상치 않은 속도로 오르고 있다. 서울보다 싸다는 이유로 새 아파트를 찾아 인천을 고려하는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인천도 만만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무주택자의 주거 대안지인 인천의 아파트 분양가가 올해 평당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인천 청라국제도시 스카이라인/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인천의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 시대에 돌입했다. 1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인천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2020년 3.3㎡(평)당 1571만 원에서 2025년 1987만 원까지 올라 2000만 원 문턱을 넘어섰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기준 2093만5000원으로 2000만 원 대에 안착한 모양새다. 전용 84㎡로 따지면 7억 원이 넘는다.
부동산R114 조사로도 인천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는 뚜렷하다. 2026년(1~7월) 인천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236만 원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1894만 원)보다 342만 원(18.06%) 오른 수치다.
서울의 높은 집값을 피해 인천 아파트 분양을 고려하는 서울 무주택 실수요자로서는 당혹스럽다. 그동안 인천은 경기도와 함께 서울 실수요자들의 대안지로 꼽혀왔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빠져나간 46만5096명 중 4만6570명(10.0%)이 인천으로 이동했다.
주거비 부담은 이러한 이동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순유입이 발생한 6개 시도 가운데 인천과 경기의 경우 주택이 주요 전입 사유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를 피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아 수도권 내에서 이동하는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 분양가 상승은 서울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선택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6000만 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인천은 여전히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보다 저렴하다는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은 남아 있는 셈이다. 다만 인천 역시 분양가가 3.3㎡당 2000만 원을 넘어선 만큼 무주택자들이 마련해야 할 절대 금액은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평당 1500만~1800만 원대이던 시절과 2000만 원을 넘어선 지금은 같은 면적의 아파트를 분양받더라도 마련해야 할 목돈이 달라진다. 서울보다 싸다는 사실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수준의 주거비 부담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예컨대 인천 평균 분양가를 기준으로 전용 84㎡ 아파트를 4억 원 대출로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은 200만 원, 월평균으로는 약 16만7000원 늘어난다. 분양가 상승으로 필요한 대출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공사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인천 분양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주택 구매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서울보다 저렴한 인천을 고려했던 무주택자들로서는 높아진 분양가와 제한된 대출 여건 속에서 내 집 마련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의 높은 전월세 부담을 감안하면 인천을 포기하고 서울에 계속 머무르기도 쉽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천은 서울보다 분양가가 낮아 실수요자들의 대안지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인천을 고려하던 무주택자들의 자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서울과의 가격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인천을 찾는 수요는 이어지겠지만, 금리와 대출 규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인천도 비싸졌다는 점은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