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한중 여객 수요가 사드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중국 하늘길을 둘러싼 항공업계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7년 만에 한중 운수권이 확대된 데 이어 추가 운수권 배분도 예고되면서 LCC(저비용항공사)들은 신규 취항과 증편으로 노선망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현지 플랫폼과의 제휴 등을 통해 중국발 방한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과 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 제외)를 오간 항공 여객은 954만45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0만3352명보다 22.3% 증가했다. 외항사 이용객을 포함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875만4786명을 넘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 상반기 964만3203명에도 근접했다.
제주항공 B737-8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공
중국 노선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정부도 공급 확대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35개 국제노선의 운수권을 항공사에 배분하면서 최근 수요가 늘어난 중국 노선을 대거 포함했다. 이어 지난 5월 27~28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항공회담에서는 여객 운수권을 기존 주 608회에서 664회로 56회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한중 운수권 확대는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추가 운수권을 둘러싼 경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한중 항공회담을 통해 추가 확보한 운수권을 하반기 중 항공사에 배분할 계획이다. 인천~상하이·광저우 등 수요가 높은 노선의 운수권이 확대됐고, 지방공항에서 중국 주요 도시를 잇는 운수권도 추가 확보되면서 중국 주요 노선을 선점하려는 항공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부산·대구·청주까지…지방발 중국 노선 확장
늘어난 수요와 운수권을 바탕으로 LCC들은 중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천뿐 아니라 부산·대구·청주 등 지방공항을 출발하는 노선이 잇따라 추가되면서 경쟁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인천~구이린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대구~구이린 노선에 부정기편을 투입한다. 인천~구이린은 오는 23일부터 주 4회 운항하며, 대구~구이린은 24일부터 주 2회 일정으로 부정기편을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여객 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2012년 6월 인천~칭다오 정기노선 취항 이후 지난 7월까지 중국 노선 누적 탑승객은 518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국적 LCC의 중국 노선 탑승객 가운데 약 3분의 1을 제주항공이 수송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4월 중국 노선 운수권 11개를 확보한 뒤 공격적으로 노선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자사의 첫 대구 노선인 대구~장자제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다음 달 인천·부산~샤먼에 이어 12월 청주~샤먼과 부산~항저우 등 중국 4개 노선에 추가 취항한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중국 노선망을 부산·대구·청주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에어부산도 지난 2일부터 부산~광저우 노선을 주 2회 부정기편으로 운항하고 있다. 부산발 광저우 노선은 에어부산이 단독 운항하며 오는 12월부터 주 4회 정기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부산~청두 노선에도 이달부터 주 2회 부정기편을 투입했다.
◆ 노선 확대 넘어 여객 확보전…현지 마케팅 강화
LCC들의 경쟁은 노선 확보를 넘어 늘어난 공급을 안정적으로 채우기 위한 여객 확보전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인의 중국행 수요뿐 아니라 중국인의 한국행 수요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현지 판매망과 마케팅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일 중국 항저우에서 알리바바그룹의 여행 플랫폼 '플리기(Fliggy)'와 방한 중국인 유치 및 공동 마케팅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플리기는 5억 명 이상의 회원과 6000만 명의 멤버십 구독자를 보유한 중국 대형 온라인 여행 플랫폼이다.
이스타항공은 플리기에 중국과 인천·제주·부산·청주·대구를 잇는 항공권을 공급해 중국발 한국행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올해 1~8월 이스타항공 중화권 노선의 외국인 탑승객은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했으며 전체 탑승객 중 외국인 비중은 70.1%를 기록했다. 제주~상하이 노선은 외국인 비중이 평균 98%에 달했다.
한국인의 중국행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진에어는 중국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연말까지 항공권 할인과 현지 여행 혜택을 결합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항공권 할인에 현지 교통·외식과 결제 관련 혜택 등을 더해 중국 여행 수요 확보에 나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데다 운수권까지 확대되면서 항공사들의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추가 운수권이 배분되면 노선 확보 경쟁은 물론, 확보한 노선에 안정적으로 탑승객을 채우기 위한 경쟁까지 함께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