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1조2000억 원 규모의 신월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수주전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우건설·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등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며 서울∙수도권 시장에서 보기 드문 경쟁 구도가 성사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월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제일건설 등 4개사가 참석했다.
신월시영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일대 약 15만㎡ 부지에 들어선 2256가구 규모의 노후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21층, 3155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예정 공사비는 1조2566억 원을 웃돈다. 입찰 마감은 오는 10월 26일이며,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는 현금 250억 원과 보증보험증권 250억 원 등 총 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최근 서울∙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경쟁입찰이 성립하는 사례가 줄어든 가운데 복수의 건설사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특히 신월시영은 사업 규모뿐 아니라 신월동 일대 정비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각 건설사의 서남권 수주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지로 꼽힌다.
이번 수주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형 건설사 간 경쟁입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수도권 정비사업에서는 사업 규모와 관계없이 경쟁입찰 자체가 드문 상황이다. 신반포19·25차, 성수4지구, 압구정5구역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독 응찰로 유찰된 뒤 재입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마무리되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대우건설이다. 인근 목동8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면서 신월시영까지 가져가 목동과 신월동을 아우르는 서남권 정비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품 차별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미국 조경·도시설계 전문그룹 STOSS와 협업해 신월시영 조경 특화 설계안을 제안했다. '신월8경(新月八景)'을 콘셉트로 조선시대 양천 지역의 자연 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단지 곳곳에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8개 정원을 배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다른 입찰 후보로 거론되는 포스코이앤씨는 대우건설보다 먼저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실적을 대표할 만한 주요 사업지가 광명 하안주공3∙4단지 등으로 비교적 제한적인 상황이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4267억 원으로 연간 목표인 6조5000억 원을 달성하려면 하반기 대어 수주가 필요하다. 신월시영을 품에 안을 경우 연간 수주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서울 서남권에서의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 역시 일찌감치 후보 물망에 오르던 건설사다. 사업 초기부터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현장 홍보활동을 전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서남권 대표 재건축 사업지인 목동10단지 재건축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신월시영의 입지와 사업 규모는 건설사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신월동은 서울 서남권에 위치하면서 목동 생활권과 인접해 있고, 주변 도로와 교통망을 통한 서울 주요 지역 접근성도 뛰어나다. 대규모 재건축이 완료되면 인근 정비사업과 맞물려 주거환경 개선 효과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월동에서는 재건축과 함께 재개발, 공공재개발 사업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정비사업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먼저 신월7동 1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여왔다. 2021년 12월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데 이어 2023년 6월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이 확정됐고, 지난해 1월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이 고시됐다.
신월7동 1구역은 신월동 일대 13만483㎡ 부지에 공동주택 약 2681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체 공사비는 약 9375억 원, 3.3㎡당 공사비는 745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사업시행자인 코리아신탁은 지난달 20일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으며, 같은 달 27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공공재개발 사업도 탄력이 붙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25일 신월5동 일대 주택정비형 공공재개발 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와 사업시행약정을 체결했다.
신월5동 77번지 일대는 약 5만3820㎡ 규모의 노후 저층주택지다. 2010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다 구역이 해제됐다. 이후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공공재개발을 통해 총 1241가구 규모의 주거단지가 탄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에서 경쟁입찰이 성립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복수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수주전이 성사되면 의미가 클 것"이라며 "다만 아직 본입찰이 남아 있는 만큼 실제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는 다음 달 입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