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열기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역대급 활황을 보였던 지난 6월과 비교해 일평균 거래대금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 가운데, 지지부진한 박스권에 지친 투자자들은 시세 차익 대신 배당과 이자를 챙기는 인컴형 ETF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열기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집계된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603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총거래대금은 215조84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불장'을 연출했던 지난 6월의 일평균 거래대금(38조797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8일 장중 9000선을 뚫은 데 이어 22일 종가 기준 9114.55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급격한 조정 장세로 전환되면서 ETF 거래 규모 역시 뚜렷한 내림세를 걷기 시작했다.
실제 월별 ETF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를 보면 6월 38조797억원을 기록한 뒤 7월 33조2908억원, 8월 17조6241억원, 9월 16조6036억원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거래량 축소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 6월 126억2500만좌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달 101억7500만좌로 내려앉았고, 이달 들어서는 78억9400만좌에 그치며 거래 둔화세가 짙어지고 있다.
지수가 6000선 부근에서 갇힌 채 횡보를 거듭하자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주가 상승을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주가 하락 위험을 일정 부분 방어하고 분배금을 챙길 수 있는 커버드콜 상품으로 뭉칫돈이 향하는 양상이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수취하는 옵션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갖췄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2197억원어치 사들이며 전체 ETF 순매수 2위에 올려놓았다. 이 밖에도 'RISE 코리아밸류업위클리고정커버드콜'(928억원·6위),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512억원·10위) 등 주요 커버드콜 상품들이 나란히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뚜렷한 지수 반등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 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ETF 투자는 대형주 적립, 섹터 비중 조절, 인공지능(AI) 알파의 세 갈래로 나뉘는 분위기"라며 "이자나 배당, 옵션 프리미엄 등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분배금 형태로 추구하는 인컴형 ETF가 횡보장의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