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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신규 IP 경쟁력 타진…K-게임, TGS서 '팬심 데이터' 확보 총력

입력 2026-09-18 15:22:05 | 수정 2026-09-18 15:22:05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게임사들이 미출시 신작의 첫 플레이 무대를 일본으로 옮기며 도쿄게임쇼(이하 TGS)를 출시 전 시장 검증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일본 시장에 완성된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현지 이용자의 반응을 개발과 현지화,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고 출시 전 팬덤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넥슨 TGS2026 파레이돌리아 부스 전경./사진=넥슨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개막한 TGS 2026에는 한국 참가사 127곳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50곳 늘어난 규모로 넥슨·엔씨·넷마블·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게임사부터 중소·인디 개발사까지 대거 참가했다. 올해 TGS 전체 참가사는 일본 540개사와 해외 598개사를 합쳐 1138개사로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는 오는 21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다.

◆ 완성작 홍보 넘어…미출시 신작 ‘첫 검증’

이번 TGS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국내 게임사들이 아직 출시하지 않은 신작의 플레이어블 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한 IO본부의 차기작 ‘파레이돌리아’를 처음 공개했다.

엔씨도 디나미스원이 개발하고 엔씨가 퍼블리싱하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시나리오와 전투 시연 빌드를 선보였다. 넷마블은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펄인블루’ 등 신작 3종을 현지 이용자에게 공개했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의 일본 진출 방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게임을 먼저 출시한 뒤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현지화 버전을 내놓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주요 해외시장의 이용자를 만나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서브컬처 장르에서는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 전투 방식뿐 아니라 성우, 세계관, 커뮤니티 등 게임 외적인 요소까지 이용자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 이용자에게 직접 플레이를 맡기면 단순 조회수나 광고 반응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TGS 개막 첫날 엔씨의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개장 약 30분 만에 시연 대기시간이 60분까지 늘어나는 등 현지 이용자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행사 초반의 대기열이나 현장 분위기만으로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사전등록과 CBT 신청을 비롯한 후속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매출보다 ‘팬심 데이터’…글로벌 확장 발판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미디어 발표회에서 (사진 왼쪽부터) 야마시타 히로카즈 넷마블재팬 사업본부장과 김경률 넷마블넥서스 PD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넷마블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을 신작 검증 무대로 택한 배경에는 서브컬처 시장의 영향력도 자리한다. 올해 TGS에 참가한 주요 국내 게임사들의 출품작 상당수가 애니메이션풍 캐릭터와 서사,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IP 등을 활용한 작품으로 구성됐다.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 자체뿐 아니라 글로벌 서브컬처 이용자층을 겨냥한 사전 검증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넷마블의 출품작 구성은 이런 전략을 잘 보여준다. 일본 만화 IP를 활용한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자체 신규 IP인 펄인블루를 동시에 선보이며 서로 다른 IP 유형의 현지 반응을 확인한다. 기존 팬덤을 가진 IP와 신규 IP의 캐릭터 경쟁력을 같은 공간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신작 홍보가 아닌 경쟁력을 시험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부스 운영 방식도 팬덤 확보에 맞춰지고 있다. 넷마블은 현지 성우와 게스트를 활용한 무대 이벤트를 마련했으며 엔씨는 시나리오 상영과 한정판 굿즈를 활용해 방문객의 체험을 유도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신작 시연과 함께 현지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TGS를 활용하고 있다.

TGS의 글로벌화 역시 국내 게임사들의 참가 확대를 뒷받침한다. 올해 해외 참가사는 598개사로 일본 참가사 540개사를 넘어섰으며 53개 국가·지역이 참여했다. 일본 이용자뿐 아니라 글로벌 퍼블리셔와 플랫폼, 콘텐츠 기업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국내 개발사 입장에서는 이용자 반응 확인과 동시에 퍼블리싱·사업 제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무대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TGS는 일본 이용자뿐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출시 전 신작에 대한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며 “최근 국내 게임사들도 단순히 게임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연을 통해 이용자 반응을 살피고 출시 전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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