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가 D램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범용 D램 공급 부족은 오히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생산능력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고용량 제품에 집중되면서 범용 제품의 공급 여력은 줄어들고 있어서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경쟁력 회복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D램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범용 D램 공급 부족은 오히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미디어펜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웨이퍼 기준 월 D램 생산능력이 올해와 내년 각각 전년 대비 14%,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생산능력은 늘어나지만 제품별 비중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D램 생산능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33%, 내년 4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범용 D램 비중은 같은 기간 73%에서 65%, 59%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HBM은 범용 D램보다 웨이퍼 소모량이 많은 데다 신규 증설 물량도 HBM과 서버용 고용량 제품에 우선 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D램 생산능력이 늘더라도 범용 제품의 공급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HBM 중심의 D램 생산능력 재편은 범용 D램 공급 부족 장기화와 가격 상승을 동시에 촉발하는 구조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공급 부족은 서버용 D램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달 기준 서버용 고용량 DDR5의 리드타임은 최대 52주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정상적인 시장에서 약 6주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길어진 셈이다.
삼성전자가 하이퍼스케일러와의 장기공급계약(LTA)을 중심으로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현물시장과 일반 고객이 확보할 수 있는 물량도 제한되고 있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범용 D램 가격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3분기와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생산능력이 늘어나더라도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운 수급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HBM 사업 확대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하고, 하반기에는 HBM4가 전체 HBM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HBM4E 양산 확대에 따라 HBM4 매출 비중은 올해 40%에서 내년 80%로 높아지고, HBM4 매출 역시 올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메모리 업사이클의 추가 확장과 HBM 경쟁력 개선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6만원을 유지했다.
대신증권은 내년 수요 협상과 장기계약 체결 과정에서 다수 고객이 예상치를 웃도는 구매 가격을 제시한 점에 주목했다. 생산능력 확대가 제한된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 나타났던 구매 경쟁이 재현될 경우 메모리 가격의 상단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장기계약을 매년 1년씩 연장하는 방식으로 총 5년의 수요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과는 계약 연장이 이미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HBM에서는 삼성전자가 2027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 따른 판가 우위와 D램 수율 개선에 따른 원가 개선 가능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요 강세를 대변할 긍정적 변화가 다량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는 업사이클의 지속력 강화 증거”라며 “지금은 사이클의 추가 확장에 주목할 때”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