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정비사업이 지역의 주거 가치를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후 주거지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개선된 생활 인프라를 갖춘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면서 집값 상승세도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거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신규 분양 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기준 수도권의 준공 20년 이상 주택 비중은 52.4%로 집계됐다. 수도권 주택의 절반 이상이 준공 20년을 넘긴 셈이다. 서울은 노후주택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과거 주택 공급이 집중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건축물 노후화가 누적되면서 주거환경 개선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비사업은 개별 주택의 신축을 넘어 지역의 주거 기반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노후 주택을 대규모 공동주택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로와 교통시설, 상업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함께 개선될 수 있어서다.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정비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주거지 재편도 이어지고 있다.
정비사업을 거쳐 새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서울 아파트 평균을 웃돈 사례도 나타났다. 주택의 물리적 노후도가 개선되는 데다 교통과 상업시설 등 주변 환경까지 달라지면서 주거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 북아현뉴타운에 들어선 'e편한세상 신촌'은 올해 8월 23억4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전용면적 등 거래 조건이 아닌 동일한 실거래 기준으로 비교하면 2017년 11월 9억 원에서 약 160.5% 오른 금액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인 133%도 넘어섰다.
청량리역 일대의 변화도 가격에 반영됐다. 청량리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조성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는 올해 7월 21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2023년 7월 입주 초기 10억5660만 원과 비교하면 약 10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32% 수준에 머물렀다.
두 단지의 가격 흐름은 정비사업이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 이미지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개별 단지의 상승률에는 입지와 상품성, 거래 시점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되는 만큼 정비사업 효과만으로 가격 변화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수도권 도심과 인접 지역에서는 신규 주거상품 공급도 이어진다. 노후 주거지의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과 기존 교통·업무 인프라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입지가 주요 관심 대상으로 꼽힌다.
BYC는 서울 영등포구 옛 본사 부지에 들어서는 주거용 오피스텔 'GD메트로타워'의 견본주택을 지난 23일 개관하고 분양에 나섰다. 사업지는 영등포구 일대 5개 필지로, 지하 7층~지상 최고 40층 규모의 A·B동 2개 동으로 조성된다. 주거용 오피스텔 1095실과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서며, 이번 공급 물량은 B동 전용면적 24~53㎡ 770실이다.
교통 접근성과 업무지구 배후수요가 주요 특징이다.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출입구와 직접 연결되는 입지를 갖췄으며, IT·소프트웨어 기업이 밀집한 G밸리도 가깝다. 주변에서는 구로디지털단지와 신대방역 일대의 정비사업을 비롯해 재개발·모아타운·신속통합기획 등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주거환경 변화도 기대된다. 청약은 10월 27~28일 진행되며 당첨자는 11월 2일 발표된다. 정당계약은 11월 5~7일 예정이다.
서울 중랑구에서는 라온건설이 11월 중 '중화역 라온프라이빗 센트로'를 공급할 계획이다. 중화3 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단지로, 아파트 전용 45~126㎡ 176가구 가운데 11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전용 20~59㎡ 오피스텔 74실도 함께 공급된다.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에서는 호반건설이 12월 주거용 오피스텔 '호반써밋 에디션 위례'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121~186㎡ 총 576실 규모다. 인근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주변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위례신도시의 기존 생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