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조달금리 상승으로 카드업계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론 평균금리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면서 카드사들의 중금리대출 취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3.55%로 전월(14.10%)보다 0.55%포인트(p) 낮아졌다.
카드론 평균금리는 올해 들어 6월까지 13%대를 유지하다가 7~8월 14%대 초반으로 올랐으나 지난달 3개월 만에 다시 13%대로 내렸다.
이는 조달 여건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주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의 자금 조달비용도 높아지는 구조로 통상 대출금리 인상 압력이 커진다.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3%대에서 움직이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 3월 들어 4%대로 뛰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4%대 중반까지 올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AA+ 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전날 기준 4.374%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4.68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연속 인상한 뒤 이달에는 연 3.00%로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으나 다음달 26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는 추가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상승이 시장금리에 반영되면 신규 자금 조달과 기존 채무 차환에 드는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조달 부담 확대에도 카드론 평균금리가 낮아진 것은 카드사들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3분기 8개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조4517억원으로 전분기(2조3750억원)보다 3.2% 증가했다. 전년 동기(2조1507억원)와 비교하면 14.0% 늘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카드업권의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연 12.26%로, 카드사들이 해당 기준에 맞춘 대출을 늘리면서 전체 카드론 평균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8월부터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금융회사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서 100% 제외하기로 하면서 취급 확대를 장려했다. 기존엔 여신업계는 40%까지 예외로 인정받고 있었다.
다만 조달비용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만큼 카드사들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면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발맞춰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면서 카드론 평균금리도 낮아졌다”며 “향후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이 위축되지 않도록 여전채 발행 외에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김치본드(외화표시 채권) 등 조달 창구를 다변화해 부담을 낮추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