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독주 체제를 확고히 했다.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메모리 고점론’ 우려를 잠재운 것은 물론, 특별배당을 단행하며 투자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한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83조33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2.1% 증가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4조6155억 원으로 327.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9조7756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독주 체제를 확고히 했다.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메모리 고점론’ 우려를 압도적인 숫자로 잠재운 것은 물론, 특별배당을 단행하며 투자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한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76조2605억 원)를 9.3% 이상 웃도는 뚜렷한 어닝 서프라이즈다. 특히 단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전체 매출(97조1467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흑자 전환 이후 6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236조5105억 원, 누적 영업이익은 181조4867억 원에 달한다.
◆ LTA 확대 기반 압도적 호실적… 피크아웃 우려 단번에 불식
이번 호실적은 단순한 분기 수치 경신을 넘어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짓누르던 피크아웃 논란을 정면으로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 가능성과 D램 공급 과잉 가능성이 거론되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산됐으나, SK하이닉스는 견조한 실수요와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으로 이를 정면 반박했다.
실적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단연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5세대 HBM(HBM3E)을 비롯한 고부가 AI 메모리와 서버용 고성능 제품의 판매 비중이 급증했고, 범용 D램 및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세가 호실적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특히 주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과 맺은 장기공급계약(LTA) 확대 추세가 명확히 확인되면서 중장기 실적의 가시성과 지속성 역시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과거의 극단적인 다운턴과 업턴을 오가던 천수답식 구조에서 벗어나, 빅테크의 맞춤형 수요와 결합된 구조적 장기 성장 궤도에 확고히 안착했음을 숫자로 증명해낸 셈이다.
◆ ‘실적으로 증명하고 배당으로 화답’… 주주가치 제고 드라이브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특별배당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을 도모한다. 대규모 선제 투자와 연구개발(R&D) 혁신을 통해 일궈낸 막대한 결실을 주주들에게 확실하게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실적으로 보여주고 파격적인 배당으로 화답했다’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그간 유례없는 고성장 국면 속에서도 자본적 지출 확대 등으로 인해 일각에서 주주 소통과 주주친화 정책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나, 회사는 실질적인 현금 환원 카드를 통해 이 같은 우려를 일거에 해소한 것이다.
투자 결실을 시장과 나누며 진정한 의미의 ‘기업 밸류업’을 실천했다는 분석이다.
◆ 솔리다임 미국 상장 철회는 ‘아쉬움’… 기업가치 극대화 과제로
다만 이번 역대급 호실적의 이면에서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기업공개(IPO) 중단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솔리다임은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용량 eSSD 수요 폭증에 힘입어 가파른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 이번 3분기 호실적의 핵심 축으로 활약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낸드 사업 가치를 재평가받고 조달한 자금을 미래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하려 했으나, 국내 자본시장에서 불거진 모자회사 중복상장 논란의 여파로 계획을 전면 철회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 증시 입성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이를 모회사 주주환원으로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었던 최적의 기회를 놓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솔리다임이 역대급 실적으로 체질 개선을 완벽히 입증한 지금, 중복상장 프레임에 갇혀 글로벌 자금 유치와 모회사 가치 재평가의 기회를 놓친 것은 뼈아픈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 속에서 고부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또다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이러한 우호적 여건을 발판 삼아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제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높여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소통과 환원을 흔들림 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