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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배창호·정지영 거장 작품들, AI로 되살아난다

입력 2026-11-04 09:48:28 | 수정 2026-11-04 09:48:28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한국 영화사를 일군 대표 거장 임권택, 배창호, 정지영 감독의 명작과 독창적인 연출 세계가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과 전격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대한민국예술원은 오는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에서 '2026년 대한민국예술원 영화전'을 전격 개최한다. 올해 영화전은 '인공지능(AI) 시대, 영화는 어떻게 살아남는가'라는 주제 아래, 급변하는 AI 기술 환경 속에서 한국 고전 영화의 유산과 첨단 기술이 만들어낼 시너지, 그리고 미래 영화의 지향점을 정면으로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영화전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는 최고 기대작은 한국 영화계의 거목 임권택 감독의 고유한 연출 스타일을 AI가 학습해 완성한 단편 영화 '확인'의 최초 공개다. 이 작품은 생성형 AI 알고리즘이 임권택 감독의 기존 필모그래피와 대표작 속 연출 문법을 정교하게 학습한 뒤, 임 감독 특유의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롱테이크(편집 없이 한 장면을 오랫동안 한 번에 이어서 촬영하는 기법) 장면 연출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 만들어낸 파격적인 시도다.

2026년 대한민국예술원 영화전이 열린다./사진=대한민국예술원 제공



단편 영화 '확인'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요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찾아간 아들이 엄격한 방역 수칙 탓에 끝내 면회하지 못한 채 비통하게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렸다. AI가 다듬어낸 특유의 롱테이크 연출은 적막한 공간감과 인물들의 아득한 슬픔을 극대화하며, 기술이 거장의 인문학적 시선과 감성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배창호 감독과 정지영 감독의 대표 명작들도 AI 기술의 손길을 거쳐 한층 디테일하고 실감 나는 영상으로 재탄생해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배창호 감독의 대표작 '젊은 남자'의 경우, 극 중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화염에 싸인 자동차 장면을 최신 AI 특수효과 기술로 정교하게 수정하여 훨씬 폭발적이고 스펙터클한 비주얼로 구현해 냈다. 정지영 감독의 작품 '내 이름은' 역시 영화의 여운을 좌우하는 마지막 장면에 AI 기술을 활용해 미세하게 바람이 불어오는 효과를 자연스럽게 추가함으로써 장면의 미학적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는 옛 작품의 보존을 넘어, AI를 통해 거장들의 연출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보완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다.

이번 영화전에서는 거장들의 작품 재해석 외에도 국내외에서 참신한 시도로 입소문을 모은 중단편 AI 영화 우수작 8편을 엄선해 상영하는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상영 직후에는 해당 작품을 연출한 창작자 및 감독들을 직접 현장에 초청해 AI 제작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한국 영화의 미래 전망에 대해 깊이 있는 담론을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GV)'도 함께 진행된다.

대한민국예술원 관계자는 "이번 영화전이 AI라는 거친 급류 속에서 한국 영화가 나아가야 할 지혜로운 항로를 제시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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