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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모듈러주택 '규모의 경제' 시동…2030년까지 1.8만가구 발주

입력 2026-11-04 08:50:17 | 수정 2026-11-04 08:50:17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미디어펜=박소윤 기자]LH가 모듈러주택 발주 물량을 대폭 늘려 대량생산 체계 구축에 나선다. 일회성 발주로는 제조업체의 설비투자와 생산단가 인하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030년까지 1만8000가구 이상의 물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발주 규모를 키워 민간 제조사의 투자를 끌어내고 모듈러주택의 가격 경쟁력과 공급 속도를 함께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LH 서울지역본부에서 모듈러주택 활성화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LH


LH는 지난 3일 서울지역본부에서 이성훈 사장 주재로 국내 모듈러 제조기업 6개사와 '모듈러주택 활성화 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발주계획과 업계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참석 기업은 엔알비, 플랜엠, 유창, 금강공업, 대승엔지니어링, 자이가이스트 등이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20일 대통령의 인천계양 3기 신도시 현장 방문 당시 제시된 모듈러주택 대량생산 체계 구축과 발주 확대 지시의 후속 조치다. 정부의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맞춰 공공 발주를 늘리고 제조업계의 생산 기반 확충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H가 제시한 중장기 발주계획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모듈러주택 공급 물량은 총 1만7700가구 이상이다. 연도별로는 올해 2200가구를 시작으로 2027년 3500가구 이상, 2028년 3500가구 이상, 2029년 4000가구 이상, 2030년 4500가구 이상을 발주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약 4조8000억 원 규모다. 특히 당초 계획보다 발주 시기를 앞당겨 2027년 물량을 3500가구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의 발주에도 속도를 낸다. 남양주왕숙2 A10블록 555가구와 고양창릉 A3블록 668가구, 포천송우2 A1블록 916가구 등이 대상이다. LH는 해당 사업의 발주를 조기에 마무리해 제조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단순히 발주량만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제조업체의 생산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모듈러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민간의 기술개발과 자동화 설비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술유도 기간'을 도입한다. 첫 적용 사업은 포천송우2 A1블록이다. 올해 말 조기 발주해 사업자 선정 이후 착공 전까지 연구개발과 자동화 생산라인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제조업체에 제공한다.

공사대금 지급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제작된 모듈러주택이 건설 현장에 반입된 이후 기성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공장 내 제작 진행 상황에 맞춰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공장 제작 단계에서 발생하는 자금 부담을 덜어 제조업체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단가 인하를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한다. 모듈러주택의 규모와 연도별로 제작단가 인하 목표를 설정하고, 원가절감 실적에 따라 후속 발주 물량을 배정하는 '물량-단가 연동제'를 도입한다. 제조업체가 자동화와 생산 효율화에 투자할 유인을 높이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단발성 발주로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고 신규 설비투자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연속 발주가 현실화하면 자동화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제작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H는 발주 확대와 함께 모듈러주택의 품질 및 생산체계도 개선한다. 기존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20~30% 단축할 수 있다는 모듈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발주 방식과 품질 기준을 손질하고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건식 바닥과 시스템 냉난방 등 모듈러주택에 적합한 특화 기준을 마련하고 품질인증제 도입도 검토한다. 기존 현장 중심의 건설 기준을 모듈러 생산·조립 방식에 맞게 정비해 시공 효율과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실증사업을 통한 기술 검증도 이어지고 있다. LH는 세종 5-1블록(12층·450가구)과 의왕초평 A4블록(22층·381가구) 등을 통해 중고층 모듈러주택의 기술력을 확인했다. 의왕초평 A4블록은 장수명주택 우수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생산 방식은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LH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된 36㎡·46㎡·54㎡ 모듈러주택을 바탕으로 표준 도면에 따라 주문 후 생산하는 '메이크 투 오더(Make to Order)' 체계를 우선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후 시장이 성숙하면 모듈을 미리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제작 기간과 원가를 추가로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모듈러주택은 건설인력 고령화와 숙련공 부족, 안전사고 및 품질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고 국가 주택공급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솔루션"이라며 "대규모 발주라는 마중물을통해 민간의 과감한 설비투자와 단가 경쟁력을 높이고, K-모듈러 주거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 주택산업의 대전환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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