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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선 붕괴에 반도체 투매…증권가는 "과도한 하락"

입력 2026-11-06 10:30:25 | 수정 2026-11-06 10:30:25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국내 증시가 연이은 폭락으로 패닉에 빠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지만, 글로벌 AI 투자 수요 자체가 꺾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증시가 연이은 폭락으로 패닉에 빠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6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42% 급락한 4930.29를 기록했다. 전날 5.28% 하락한 데 이어 5000선마저 무너졌으며, 장 초반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9.08% 내린 18만3200원에, SK하이닉스는 11.39% 급락한 11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3조394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9시 56분 기준 389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투매를 촉발한 것은 미국에서 불거진 AI 투자 위축 우려다.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폭락했고, 엔비디아(-9.26%)와 브로드컴(-10.43%) 등 주요 반도체주도 급락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강화와 세제 혜택 축소 가능성이 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늦춰지면 반도체 수요 증가세도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이 정책 불확실성을 실제 수요 감소로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미국의 AI 투자 방향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국가 안보와 경제 패권에 직결되는 만큼 미국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근본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AI 산업에 대규모 지원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 역시 투자 경쟁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점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의 근거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21배, 1.23배까지 하락했다. 이는 이날 장중 하락분이 반영되기 전 보고서 기준 수치지만,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 조정 폭이 커졌다는 판단을 뒷받침한다.

외국인 수급에 대한 시각도 엇갈린다. 당장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도 강도 자체는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장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20거래일 누적 순매도 규모가 지난 6월 정점의 절반 아래로 축소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국인 매도는 지속되고 있지만 수급 악화 속도는 이전보다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AI 투자 관련 신용위험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코어위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22일 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했다는 점에서다. CDS 프리미엄은 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로, 하락할수록 시장이 평가하는 신용위험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단기적인 저평가 신호가 곧바로 주가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데이터센터 규제의 범위와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이 확인되기 전까지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외국인 자금 이탈 역시 회복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다.

결국 반도체 업종의 향방은 AI 투자 우려가 실제 기업 실적 전망에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 외국인 수급이 안정되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단기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진행형이나 강도는 정점을 지난 상황"이라며 "시가총액 대비 20거래일 누적 순매도는 6월 정점의 절반 아래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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