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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독과점 규제 손질…공정위, 가격 폭리·플랫폼 횡포 겨눈다

입력 2026-11-06 22:23:42 | 수정 2026-11-06 22:23:42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손질한다. 가격을 부당하게 높게 책정하거나 원가가 내려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행위는 물론, 플랫폼 사업자의 거래정보 부당 활용과 소비자 직접 거래 방해까지 규율 대상에 포함한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월 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자료사진=공정위



공정위는 6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01년 이후 큰 폭의 정비가 없었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정을 25년 만에 개편하는 것이다. 입법예고 기간은 12월 16일까지이며, 2027년 상반기 개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가격 남용, 사업활동 방해, 소비자이익 저해 등 세 분야의 규율 강화다.

원가 내려도 가격 유지하면 규제…가격 남용 판단 기준 완화

우선 독과점 사업자의 가격 남용 규제가 강화된다.

현행 시행령은 가격의 부당한 변경에 대한 규정만 구체적으로 두고 있어, 처음부터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거나 원가가 하락한 뒤에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행위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에서는 가격의 부당한 결정과 유지까지 규율 범위를 확대한다. 공급 비용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다른 시장의 동일·유사 상품 가격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경우 남용행위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원가나 수급 상황의 변동에도 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행위도 규율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가격 남용의 성립 요건인 ‘현저성’을 ‘상당성’으로 완화한다. 기존 기준의 입증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 법 집행이 어려웠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가격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급 비용과 비교시장 가격 등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가 향후 쟁점이다.

플랫폼 독점 규제 확대…끼워팔기·거래정보 유용도 규율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대한 규제도 달라진다.

공정위는 기존 고시에 규정된 거래거절, 타당성 없는 거래조건 제시, 가격·거래조건 차별, 불이익 강제 등 4개 유형을 시행령으로 상향한다. 실제 집행 실적이 시행령 규정 유형은 6건, 고시 규정 유형은 24건으로 나타나는 등 기존 규정 체계와 집행 현실 사이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남용행위 유형도 추가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세 가지로, 자신의 상품을 공급하면서 다른 상품까지 자신 또는 지정 사업자와 거래하도록 하는 경쟁제한적 끼워팔기를 추가했다.

또한 거래 과정에서 확보한 비공개 정보를 거래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행위와 거래상대방이 독과점 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거나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포함시켰다.

기존의 원재료 구매 방해 규정도 유·무형의 재화와 용역에 대한 구매·접근·이용·이동 방해로 확대한다. 제조업 중심의 규제에서 벗어나 디지털·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의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소비자 착취행위도 금지…선택권·서비스 품질 보호

소비자이익 저해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도 신설된다.

현행법에는 소비자이익 저해행위를 금지하는 근거가 있지만, 시행령에 구체적인 유형이 없어 규율에 공백이 있었다.

개정안은 소비자에게 타당성이 없는 거래조건을 부과하거나 상품·서비스 품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행위, 소비자의 선택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현저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소비자이익 저해행위로 규정했다.

이는 독과점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으로부터 경쟁사업자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과 이익까지 보호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개정은 독과점 규제의 범위를 가격과 거래관행에서 플랫폼 데이터 활용, 소비자 선택권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5년 만에 추진되는 독과점 규제 정비가 시장의 경쟁질서를 회복하고 소비자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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