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웹툰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원작의 핵심 재미를 각기 다른 장르와 플레이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다. 캐릭터와 주요 장면을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원작의 성장·전투·전략 요소를 실제 게임 시스템으로 옮기며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웹젠,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LAST STAGE’ 티저./사진=웹젠
8일 업계에 따르면 웹젠은 네이버웹툰 IP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LAST STAGE(이하 디겜폭)'를 통해 지휘 전략 RPG라는 차별화된 장르를 선보인다.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원작 속 타워디펜스와 던전오펜스 요소를 탐사·방어전·영지 경영 등 실제 플레이 시스템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 원작의 핵심 재미, 이용자 역할에 담는다
웹젠이 5일 공개한 지스타 출품작 가운데 대표작으로 내세운 디겜폭은 원작의 서사와 설정을 게임의 핵심 규칙으로 가져왔다. 류은가람 작가의 웹소설을 시작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동명의 작품은 타워디펜스 RPG를 극한 난도로 공략한 주인공이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 공략과 전략적 판단이 이야기의 출발점인 만큼 이를 실제 플레이 경험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게임은 탐사와 방어전, 영지 경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용자는 전투에 앞서 파티를 구성하고 탱커와 딜러 등 캐릭터별 역할에 맞춰 배치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립한다. 전투 과정에서는 캐릭터를 직접 지휘하며 전장을 운영한다. 단순히 원작 캐릭터를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에게 전술적 판단과 지휘 역할을 부여한 셈이다.
그래픽도 차별화 요소다. 언리얼 엔진5 기반 3D 배경에 수작업으로 제작한 디오라마 형태의 픽셀아트 캐릭터를 결합했다.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전장과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웹젠은 원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별 에피소드와 캐릭터 간 관계 설정도 추가해 게임만의 서사를 확장할 계획이다.
개발은 웹젠 자회사 웹젠크레빅스가 맡았다. 기존 프로젝트명은 'PROJECT D1'이며 웹젠은 9월 지스타 시연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이달 5일 전체 출품작과 전시 구성을 발표했다. 디겜폭은 지스타 현장에서 약 15분 분량의 체험 버전으로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 액션·수집·전략…IP마다 다른 게임화 방식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 콘솔 버전 정식출시 이미지./사진=넷마블
웹툰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모두 같은 장르와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원작에서 이용자가 어떤 재미를 느끼는지에 따라 게임의 장르와 조작 방식도 달라진다. 대표 사례가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와 '신의 탑: 새로운 세계'다.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는 주인공 성진우의 성장과 전투 경험을 직접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원작에서 성진우가 점차 강해지며 다양한 전투 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이 핵심 재미인 만큼 이를 싱글플레이 중심 액션 RPG로 재구성했다. 이용자가 성진우를 직접 조작하면서 원작 속 성장과 전투를 체험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전투 방식도 원작의 특징을 반영했다. 스토리에서는 성진우를 중심으로 플레이하고 헌터 모드에서는 여러 헌터를 교체하는 태그 액션을 제공한다.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오리지널 스토리와 캐릭터도 추가해 게임 자체의 콘텐츠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원작자 추공의 검수를 거쳐 기존 세계관과 신규 콘텐츠의 연결성을 확보했다.
반면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캐릭터 수집과 파티 편성을 중심으로 원작의 재미를 구현했다. 넷마블엔투가 개발한 이 게임은 원작의 주요 사건을 3D 애니메이션 컷신으로 재구성하고 캐릭터의 능력치와 스킬에도 원작 설정을 반영했다.
대표 시스템인 '신수 링크'는 개별 캐릭터가 아닌 파티 편성 슬롯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캐릭터를 획득하더라도 기존 육성 자원을 활용해 전력에 편입하기 쉽도록 설계했다. 캐릭터 수집과 조합이 중요한 게임 특성을 육성 시스템에 반영한 사례다. 원작자 SIU와 협업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제공하는 등 게임만의 이야기 확장에도 나섰다.
세 작품은 같은 웹툰 IP 기반 게임이지만 이용자에게 요구하는 행동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가 직접 조작하는 액션,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캐릭터 수집과 조합을 앞세웠다면 디겜폭은 전술적 배치와 전장 지휘를 핵심 경험으로 제시한다.
이는 웹툰 IP 게임 경쟁력이 원작 인지도에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원작의 어떤 요소를 핵심 재미로 판단하고 이를 이용자의 조작과 선택으로 연결하느냐가 게임의 차별성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디겜폭은 원작 자체가 가상의 게임을 공략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전략적 플레이를 전면에 내세운 사례로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IP 게임은 원작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데서 나아가 작품이 가진 고유한 재미를 실제 플레이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작 팬과 신규 이용자 모두에게 차별화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