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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유럽 생산기지 구축 순항…현지 공급망 진입 속도

입력 2026-11-08 09:31:04 | 수정 2026-11-08 09:31:04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유럽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제품 수출에 그치지 않고 주요 수요국에 생산·조립 거점을 마련해 현지 조달 요구에 대응하고 공급망 내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현지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역내 조달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고 추가 수주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방산업계가 유럽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에 건설할 H-ACE 유럽 조감도./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에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회사가 해외에 구축하는 첫 유도미사일 생산기지로,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미사일을 생산할 예정이다. 

2028년 완공이 목표로, 2029년 말 초도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2030년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에도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생산할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간 뒤 순조롭게 건설 중이다. 회사는 2027년부터 해당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루마니아 현지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현지화율을 최대 8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현대로템도 폴란드를 K2 전차의 유럽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4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 와벤디와 K2 전차 현지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조립 기반 마련에 한창이다. 

당초 계획은 2028년 8월부터 폴란드형 K2 전차의 조립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2028년 4월부터 조립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체계를 조기에 구축해 폴란드군의 전력화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완제품 수출’ 한계 넘어선 현지화 사업 확장도 기대

이처럼 국내 방산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유럽의 국방력 강화 기조와 함께 방산 공급망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후 유럽 국가들은 무기 도입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자국 방위산업의 생산 역량을 키우는 데에도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무기체계의 안정적인 조달과 정비 역량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해외 업체에 완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을 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의 방산 공급망을 역내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U는 회원국의 국방 조달에서 EU 역내 방위산업 기반이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결국 유럽 방산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현지 생산 기반 확보와 역내 산업 생태계에 대한 기여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에 국내 방산업체들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현지 기업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며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아울러 유럽 생산기지 구축은 국내 방산업체들의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기업 간 협력과 부품 공급망 구축이 이뤄지면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인 산업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다. 생산 이후 정비와 성능 개량, 부품 공급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인접 국가를 대상으로 한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현지 생산거점을 활용하면 주변국의 방산 수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수출국에서 축적한 생산·운용 경험과 현지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 내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유럽 방산시장의 경쟁 기준이 무기 성능과 가격을 넘어 현지 생산 역량과 공급 안정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재무장과 방산 자립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현지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향후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 방산 시장이 자국 중심의 방위산업 육성과 공급망 블록화를 강화하고 있어 단순 완제품 수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유럽 현지 공급망 재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향후 인접 국가로의 신규 수주 확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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