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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르포-강남·서초 휴업] 닫힌 교문 놀이터엔 '깔깔' 웃음 대신 마스크 '침묵'

입력 2015-06-08 14:58:08 | 수정 2015-06-08 16:16:30
류용환 기자 | fkxpfm@mediapen.com

서울 강남·서초구 초등학교 등 126곳, '휴업'
갈 곳 없는 학생들, 놀이터 등에서 시간 보내
초등학교 외부인 출입 '허점' 노출 

[미디어펜=류용환·한기호·이시경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 등 교육기관 1800여곳이 '휴업'을 결정한 가운데 서울 강남·서초구 전체 유치원·초등학교 126곳에 ‘휴업명령’이 8~10일 사흘간 내려졌다.

   
▲ 8일 중증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서초구 전체 초등학교에 '휴업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계성초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이시경 기자

휴업명령이 내려진 8일 강남·서초구 일대 초등학교의 운동장과 교실은 평소 해맑은 '깔깔' 웃음 대신 고요와 적막감이 채워졌다.

서초구 신반포동 계성초등학교는 교문이 굳게 잠김 채 텅 빈 운동장과 주차장을 메운 스쿨버스만 보일 뿐이었다.

계성초 정문에는 ‘메르스와 관련해 학생건강을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니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고 학생이 없는 학교 내 경비원은 마스크 착용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강남구 대치동 대곡초등학교 앞에는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학교 보안관이 지켰다. 학교를 찾는 외부인은 돌려보냈고 교정 관리하는 2~3명만이 학내에서 조경 작업을 벌였다.

메르스 사태로 집에 있어야할 한 학생은 “선생님을 만나러 왔다”는 말에 관계자의 허가를 받은 뒤에야 학교에 들어설 수 잇었다.

메르스 사태로 휴업명령이 내려졌지만 교사들은 학교로 정상 출근했다.

한 교사는 “교직원들은 출근해 교육과정 수정 등 업무를 보고 있다. 학교 측이 조치를 더 취하고 있지는 않다. 교육청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휴업으로 갈 곳이 없어진 어린 학생들은 학교 부근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뛰어 노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학부모 김모씨(35·여)는 “아이들의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휴업령을 내렸다는 취지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3일간 휴업하는 것은 과잉대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맞벌이 가정을 대신해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돌보기도 했다. 정모씨(38·여)는 “맞벌이 가정에서 엄마는 일하러 가고 애들은 갑자기 쉬니 문제다. 결국 아파트 단지 내에서 뛰어놀게 놔둘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교정은 활기를 잃었고 갑자기 생긴 ‘휴일’에 머무를 곳 없던 학생들은 편의점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일부 학교는 외부인 출입이 가능했다. 메르스 사태에 따른 휴업으로 외부인 출입이 금지됐지만허점만 노출했다.

   
▲ 8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강남구·서초구 일대 유치원, 초등학교에 휴업명령을 내린 가운데 잠원초등학교 후문이 열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사진=이시경 기자

잠원와 대치 등 2개 초등학교의 경우 교실을 제외한 학교 내부까지 외부인 진입이 가능했다. 후문을 통해 외부인이 들어서도 제지하는 학교 관계자는 없었다. 학생들이 없는 상황에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교육기관 1869곳이 휴업을 선택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던 한 고교생이 메르스 감염자로 확정, 10대 청소년 중 첫 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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