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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신호등없는 사회 끔찍하다

입력 2015-10-07 17:45:22 | 수정 2015-10-07 18:07:51

   
▲ 임승혁 경장(광주남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크고 작은 집회가 광주에서 끊이지 않는다. 민주화의 성지여서만이 아닌 얽히고설킨 쟁점을 함께 생각하고 풀어나가려는 고민은 지역을 넘어  공유하고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우병 사태는 당시 먹거리 안전의 문제로서 촉발됐으나 그 이면에는 국가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들의 ()을 신뢰할 수 있느냐에 시민의 우려가 공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광우병 파동을 포함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 세월호 대참사 이후 각종 집회는 한국사회의 이념적 대결, 세대 간 분열로 인한 사회구성원 간의 갈등이 함께 분출되고 모아지면서 복잡다단하게 꼬여가는 형국이다.
 
이들 갈등과 반목의 극복 고리는 신뢰의 회복이다.
 
한 사회의 신뢰(trust)란 국민통합과 갈등해소에 기여하고 불확실성의 시대에 있어 사회구성원들에게 안정감을 갖게 해주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신뢰 사회에 대한 분류에 있어, 우리나라의 사회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적인 신뢰가 낮은 저신뢰 사회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일제(日帝)분할통치, 장기간의 군부 통치,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성장제일주의는민족을 서로 반목시키고, 국민이 아닌권력자를 위한 정부로 각인시키고, 절차적 합리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였다.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현재의 정치와 정부에 대한 불신은 아직도여전하여, 견제의 수준을 넘어 정치 불능 내지는 정부정책 수행 불능의 가능성을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공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게임의 룰이 공정한 사회,원칙성과 일관성이 확보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신뢰 사회 형성을 위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대접을 받고, 약속을 어기는 행위가처벌을 받게 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따라서, 신뢰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공동체합의의 법질서가 확립된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특유의 역사적인경험으로 인하여 질서에 대한 인식이 자유를 억압하는 요소로 왜곡되는일이 없어야겠다.
 
지금도 광주시를 비롯한 전국의 집회 현장 등에서는 표현 자유의 한계를 망각한 일부가, 법질서를 준수하기보다 포퓰리즘적 연대를 위해 법질서를 경시하고, 초법규적인행위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과거 한국 사회를 저신뢰사회로 고착화시켰던 기존의패거리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질서 준수가 공권력의 강압 규범이라고 생각은 매우 위험한 오산이다. 시내 실핏줄처럼 얽히고설힌 차량에 신호등 없는 도로상황을 가정해보자. 갈 곳이 다른 차량이 서로 빨리 앞서가려 했을 때 시내는 싸움판에 아수라장화될 게 뻔하다.
 
신호 등 교통수칙을 지켰을 때 시내는 편하고 안전하며 자유롭고 아름다울 것이다. 신호등은 질서와도 같다. 반면 무질서 사회는 신호등없는 도로처럼 불편하고 추하고 불안하며 자유롭지 못한 사회로 추락하게 된다
 
법질서 준수는 단지 귀찮고, 지키면 손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 모두가 보다 더 편하고 안전한 삶을 누리기 위한 필요최소한의 약속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진실을 인양하라고 외치는 세월호 집회를 보자. 세월호 대참사는 진상조사위에서 최종 결론이 나오겠지만 사고 원인은 돈에 눈이 먼 집단의 과도한 선적 등 몰양심 경영과 항로 이탈로 모여지고 있다. 무질서의 극치이고 몰양심의 전형이다.
 
다툼과 갈등을 집단으로 해소하려는 소수 약자의 집회는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신뢰사회는 사실 이상향과 같은 것이어서 앞으로도 다양한 집단에서 표출되는 집회는 수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뢰사회 회복은 집회 당사자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모두 공유해야 할 가치다.
 
더불어 집회 시에 질서유지인 주도로 자율적으로 질서를 유지하는 성숙한 집회문화를 기대해 본다. 신뢰의 회복과 아름다운 사회의 구현을 위해. [임승혁 경정=광주남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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