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동반적자…위기를 기회로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지난해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3사는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약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4조원의 적자가 쌓였다. 사상 첫 동반적자다.

   
▲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지난해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3사는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6척, 45만CGT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다.  

국제유가도 30달러를 기록하며 해양플랜트 등 발주사의 투자 기준점인 60달러의 반도 미치지 못했다. 

적자수렁에 빠진 3사는 올해도 저유가 지속과 업황 부진으로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진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관련 계열사는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반납한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에도 최길선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은 중동, 미주, 유럽 등의 해외 공사 현장과 현지 법인을 방문하며 일손을 놓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도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고 지난해 9월부터는 현직 임원의 임금도 반납하고 있다.  

이어 회사가 보유한 헬기도 매각하며 경영정상화 조기 달성에 힘쓰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임원을 30% 줄이는 등 상시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조선 3사는 약속한 설 상여금을 지급하며 직원들 사기진작에도 힘썼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100%, 현대중공업은 귀향비 50만원, 상여금 50%를 대우조선해양은 상여금 50%와 10만원 상당의 설 선물을 직원들에게 제공했다. 

젊은 피 수혈도 멈추지 않는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다음달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시작한다.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직 대졸공채 계획은 없지만 최소 인원은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술개발도 계속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세계 최초로 고압의 엔진 배기가스를 정화할 수 있는 친환경 장치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부터 발효된 국제해사기구의 대기오염방지 3차 규제(TierⅢ)를 충족할 수 있어 대형 해운사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오는 2018년까지 연간 100기 이상을 수주하는 것이 목표”라며 “급변하는 시장상황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 엔진과 스마트십 등 신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옥포조선소에서 건조중인 ‘야말(Yamal) 프로젝트’의 첫 번째 쇄빙 LNG운반선의 진수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와 관련해 정성립 사장은 각국의 북극권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극지해역 자원 개발과 북극항로 개척이 본격화되고 있어 쇄빙 LNG선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18년 개교 예정인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산학 R&D 센터도 조성한다. 당초 계획은 서울 마곡지구에 대규모 R&D센터를 올리는 것이지만 자금난을 고려해 서울대와 협력하고 기술개발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의 공정이 안정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에 29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해양프로젝트의 체인지 오더 발굴, 인센티브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업황은 어렵고 발주시장은 얼어붙은 수준이다”며 “자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조선소와 달리 자력으로 경쟁해야하는 국내 조선소들은 어려움이 그만큼 크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세계 1등 기술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시장에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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