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무책임·편파 보도…여당·대통령 공격에만 열 올려
   
▲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오만한 외눈박이 심판 정세균 국회의장 덕분에 국회가 파행사태를 빚으니 신난 부류가 있다. 종편채널에 출연 중인 패널들이다. 혹자들은 보따리 약장수, 생계형 평론가로 부르는 이들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정 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에 들어가니 이들이 덩달아 신이 났다.

TV조선 채널A JTBC MBN에다 YTN 연합뉴스TV 보도채널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이 대표와 새누리당 비난에 혈안이다. 주 메뉴엔 야당이 "한 놈만 골라 팬다"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빠지지 않는다. 황제대출이니 특혜금리니 노모 부양이니 이미 모든 의혹이 다 해소됐는데도 종편 패널들은 그래도 못 마땅하단다.

집권당 대표가 국회의장의 위법적인 편파행위를 국민에 고발하느라 언론 표현대로 사상 초유로 단식에 들어갔는데 조롱하고 비꼬기 바쁘다. 도대체 종편에선 균형 감각이란 눈 씻고 찾아보기가 어렵다. 논리적인 근거를 대는 것도 아니고 밑도 끝도 없이 정부와 여당을 줄기차게 욕한다.

종편 시사토크 프로가 새누리당에 맺힌 게 있는 패널 개인 한풀이 자리인가. 그저 여당과 대통령 욕하고 비판하면 장땡인가. 패널 균형은 애초 기대도 할 수 없고, 종편에 똬리를 튼 능구렁이 같은 소수 패널이 돌아가면서 악담을 한다. 요 며칠 몇 개 훑어본 종편 시사프로 그야말로 가관도 아니었다.

국회 파행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데 그건 지적 않고 패널들이 이구동성 여당비난에만 거품을 문다. "자, 정세규 의장, 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괜히 맨입 얘기해서 발목이 잡혀서 그렇지, 이거 때문에 내가, 맨입 얘기했다고 국회의장 물러난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그럴 겁니다.- (27일 TV조선 '신통방통'-황OO)"

   
▲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한 종편의 일방적이고 편파적 이며 무책임한 발언이 여과없이 방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채널A '쾌도난마' 캡쳐.

불공정 편파의 극치 종편 패널

"누굴 편들 생각 없습니다만, 정세균 의장이 꼭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까, 당적을 이탈하라는 것은 가급적 정치 중립 지키라는 의미가 있지만 개인으로서 정치소신이 있는 거고 국회법에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 법은 없습니다. (중략) 날치기가 이런 게 날치깁니까. 법적으로 논란이 있는 정도를 가지고 날치기라면, 과거는 진짜 날치기를 하는 걸 많이 봐왔잖습니까.-(26일 TV조선 '정두언 김유정의 이것이 정치다'-고OO)" "국감보이콧 역풍이 있어요.-(28일 채널A '쾌도난마'- 황OO)" "정세균 의장 발언만 보더라도 사과할 내용은 아니에요. 새누리당 수천 명이 이 문제를 가지고 사퇴하라고 할 내용입니까, 이정현 대표 단식할 내용입니까.-28일 채널A '쾌도난마'- 박OO)"

"김재수 장관 문제 팩트는 무리한 게 있어요. 달라진 것도 있고. 문제는 그것도 능력이라고 봅니다. 장관 능력이라는 것이 단지 허위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청문회도 야당 공세하는 데 제대로 답변도 못했잖아요. 그리고 또 장관이 되고 난 다음에 경북대 홈페이지에 그런 글을 왜 올립니까. (중략) 김재수 장관이 지금 하고 있는 모습 본다면 장관으로서 정치적 역량 이런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지적하는 것이지 단지 청문회 나왔던 사실관계가 잘못됐기 때문에 이 사람 해임건의안 접근해서는 안 될 거라 봅니다.-28일 채널A '쾌도난마"- 이OO)"

필자가 방송을 본 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외에 숱한 방송에서 이런 패널들이 온갖 편파 발언, 무책임한 말들을 내뱉었을 것은 안 봐도 뻔한 일 아닌가.

종편 여권 지지층 반영 못하는 반쪽 방송

국가의 제1 어른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은 시도 때도 밑도 끝도 없이 씹어 돌리는 자들이 유독 국회의장은 싸고돈다. 국회의 제1어른이라는 의장이 깽판을 쳐놓고도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다 나 몰라라 하다 정국이 이 파탄 지경인데 종편 패널들은 이렇게 싸고돈다. 의장 깽판짓에 항의하는 여당만 잘못이란다. 여당 대표 단식이 잘못이고 청문회에서 국회의원 갑질에 주눅이 들어 답변 못한 장관 잘못이란다.

명색이 언론인 출신이라는 패널 얘기, 기가 막히지 않나. 해임건의안은 정치적으로 접근해야 된단다. 장관 본인이 억울하든 말든 본인 정무 감각 없음을 탓하고 그냥 물러나야 된다는 같잖은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지른다.

언론인이 정치권의 그런 구태를 비판해도 모자랄 판에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종편이 대책 없는 이런 패널들을 긁어모아 요 며칠 정부와 여당 대통령을 신나게 공격하는 중에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올랐다. 이건 최소한 지금 종편이 여권 지지층의 뜻은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반쪽 방송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집권 여당 대표가 야당을 상대로 단식투쟁을 하는 초유의 일을 벌이고 국회의장을 상대로 여당이 강경투쟁을 해도 여론이 크게 나쁘지 않은 건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감옥에 가야할 악당이라며 해임건의안을 낸 김재수 장관은 도리어 괜찮은 공직자란 사실이 밝혀졌다. 야당 거짓말과 야비한 음해만 탄로가 났다.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대놓고 편파적이라는 사실도 우리 모두가 목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파행 사태 이후에도 변명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모습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국회의장으로서 무자격자라는 사실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공정성과 정확성이 생명인 언론이라는 종편은 이런 사실 무엇 하나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하나 제대로 만들지도 못하고 예능도 별 볼일이 없고 언론기능까지 망가진 종편, 도대체 우린 종편의 존재 이유를 무엇에서 찾아야 하나. 국회파행 사태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 중 하나가 이런 종편의 폐단이다. 이걸 뿌리 뽑지 못하면 여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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