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개사가 신차를 통한 실적부진 탈출여부에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시장이 연이은 악제로 침체기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볼륨모델 신차가 고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지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 신모델 출시를 앞둔 그랜저HG./현대자동차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총 11만1159대로 전년동기대비 13.2% 하락했다. 

지난 7월 11%, 8월 10.6%에 이어 3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것이다.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개소세 혜택 종료, 노조 파업 여파에 따른 생산차질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주력모델 노후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4분기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둔 현대차 그랜저HG의 경우 지난달 총 3268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47.9% 감소했다. 부분변경 출시를 앞둔 한국지엠 트랙스도 지난해 같은기간대비 38.7% 하락한 870대가 판매됐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출시를 앞둔 신차의 판매 흥행 여부가 하반기 완성차의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와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으로 하반기 실적 부진은 예견된 상황이었다"면서 "신차판매량 또한 개소세 인하 혜택으로 조기수요가 발생해 각 브랜드들이 호실적을 내는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출시된 모델들과 출시를 앞둔 신차들의 선전여부가 실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완성차 5개사의 하반기 실적이 신차 판매 성적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업체들은 새로운 모델로 수요를 창출해 판매부진을 만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는 오는 11월경 출시를 앞둔 그랜저IG가 부진을 만회해 줄 것이라는데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랜저IG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5년 만에 풀체인지 돼 선보여질 예정이다. 현재 고객들의 기대수요가 높아져 있는 상황으로 향후 긍정적인 실적을 이끄는 데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 풀체인지를 앞둔 더 뉴 모닝./기아자동차


기아차도 오는 11월~12월경 출시될 3세대 모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모닝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출시된 이후 줄곧 기아차의 효자모델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며 경차 부문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새로 출시될 신형 모닝에는 개선된 1.0 가솔린 엔진과 바이퓨얼, 1.0 가솔린 터보엔진과 개량 4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는 등 경차 중 최고 스펙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경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오는 17일 출시될 트랙스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실적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약 3년만에 출시되는 트랙스의 경우 지난해 북미 등 해외 시장에 먼저 선보여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년동기대비 25.7% 늘어난 총 5만4124대가 팔리며 지엠 브랜드를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 증가세를 보이며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하반기에 들어서 출시한 모델들이 선전을 이어가 일찌감치 신차효과를 누리고 있다.

실제 쌍용차가 최근 출시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장착한 2017년형 티볼리와 티볼리에어가 지난달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달 티볼리 브랜드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1.9% 증가한 총 4056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덕분에 내수 판매량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회복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

르노삼성도 지난 2일 출시한 QM6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QM6는 중형세단 돌풍을 일으킨 SM6의 뒤를 이어 출시돼 업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공식 출시 후 계약 건수 1만대(사전계약 포함)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내수 시장은 정부에서 주관한 코리아세일페스타(KSF)와 완성차업체들이 준비중인 프로모션 등 할인판매로 실적 개선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수 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4분기 출시가 예정된 신차가 주력모델이기 때문에 판매 흥행 여부가 하반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