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광우병·세월호·광화문 시위 단골…2017 대선 앞두고 전면전 예고
   
▲ 최공재 영화감독
1953년 7월 27일, 총성은 멈췄다.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고, 국토는 황폐화되어 희망이 보이질 않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60년이 흐른 지금의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성장했고 한류가 세계로 진출하는 멋진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핵무기 개발하라며 국가원수가 적국에 4억 9천만 달러를 주면서 통치행위라고 떳떳이 말하고, 대권후보인 사람이 지금 이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느냐고 비웃음을 날리며, 세계적인 도시인 서울의 시장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김일성 장군 만세를 외쳐도 된다면서 태극기는 못 걸게 하는 재미있는 나라도 되었다.

총성이 울리던 전쟁은 비록 끝났으나 문화를 통한 총성 없는 이념전쟁은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동안에도 또아리를 틀고 계속되고 있었던 결과다. 문제는 대중들이 그걸 모르고 있고, 그 문제를 간파해야 할 자유보수 진영이 이 문화전쟁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 있다.

그 결과, 우리는 핵무기 만들라고 돈 퍼주고, 간첩은 없다고 하고, 김일성 만세를 외치려는 사람들이 대권후보가 되는 절체절명의 국가위기에 빠지게 되었지만 국민들은 그저 그들에 열광한다. 공포감이 제거된 전쟁의 결말은 오히려 더 참혹할 수가 있음에도 누구도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문화전쟁의 핵심이자 가장 무서운 부분이다.

‘남조선’에서 태어난 것이 죽도록 싫은 사람들

지금 광화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시위를 보면 재미있는 구호가 하나 보인다. 

‘이게 나라냐?’ 요즘 시국에 딱 맞는 말이긴 하지만, 필자는 이 말을 그 전에도 이미 들어왔다. 민노당 계열의 누님을 만났을 때 늘 듣던 소리였고, 광우병 사태 때 시위현장에서 만난 극좌 성향의 인간들이 늘 내뱉던 말이 ‘이게 나라냐’ 였고 ‘내 조국이 아니다’ 였다.

광우병 시위, 세월호 시위,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등에서 가장 앞장섰던 문화인, 특히 영화인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에 대한 강한 반감이 더욱 노골적이다. 예전의 세미나에서도 언급했듯이 탈북자 감독인 줄 알면서도 그 앞에서 그를 비판하고 남한을 저주하며 북조선에서 태어나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라고 말하는 자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런 그들이 입에 늘 달고 다니는 말이 ‘이게 나라냐’다. 그런 그들의 국가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된 말이 버젓이 지금 시위현장에서 현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중들의 손에 들려 구호로 바뀌어 버렸다.

   
▲ 문화전쟁의 전면전에서 자유보수진영의 공격력은 차은택으로 인해 거의 상실됐다. 우파성향을 드러내려던 문화인들은 다시 외로운 잠수를 시작했으며, 희망이 절망으로 변했다. 이때를 놓칠세라 그들은 총공세를 펼치며 마구잡이로 국고를 자신들의 차지로 만들어 문화전쟁에 사용할 탄알을 전리품으로 챙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백만 시위대가 왔어도 평화적이라는 일련의 기사들은 그래서 더욱 필자에겐 소름 끼친다. 전쟁의 양상이 달라졌을 뿐, 이제 노골적인 문화전쟁의 시발점이 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 총성은 필요 없다. 총성이 울리는 전쟁은 분명 끝났고, 총성 없는 전쟁으로 변했을 뿐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엔 대중들의 심리를 마비시키고 흔들어버리는 문화라는 무기가 올라간다.

이번 광화문 시위현장에서 울려 퍼지던 전인권의 애국가와 행진을 듣고 있노라면 차라리 필자는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차를 때려 부셔주길 바라고 싶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차라리 그들의 폭력성이 세상에 보여져 그들의 비열함과 나라를 뒤엎으려는 속내가 드러나길 바라지만, 세상은 변했고 그들도 이제 변하기 시작했다. 쇠파이프에는 물대포가 있지만, 그들이 들려주며 감성을 공격하는 노래는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그들이 경찰버스에 붙이는 ‘꽃 스티커’는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총성은 없지만 마치 6.25 전쟁 발발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저들은 문화를 무기로 소리 없이 대중들의 감성을 무차별 공격하며 마구 밀려오고 있는데 반해 자유보수진영은 문화의 필요성조차 이제야 조금 인식하고 있을 뿐 방법을 못 찾고 있다. 그, 사이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이게 나라냐’라는 구호가 대중들에게 파고들고 있다. 과연 우파는 이 문화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얼 할 수 있는가?

21세기 유일한 우파영화 ‘인천상륙작전’으로 보는 문화전쟁

영화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해 분명 문화계는 흔들렸고, 그들은 분명 긴장했다. 순간 방심했던 그들은 평론계의 이념편향적 사상을 여지없이 드러냈고, 그 실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속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문화전쟁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인천상륙작전’을 다시 한번 꺼내본다.

이 영화의 기특한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을 지킨 자유보수진영의 쾌거를 보여주고 관객들에게 그 사실을 각인시키는 것이 성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하나가 필자에게는 더 중요한 부분인데 그건 바로 일제시대를 비틀면서 독립군, 독립정신의 계보가 완전히 좌 편향된 현실에서, 독립군의 계보를 자유보수진영으로 돌려버리는 첫 번째이자 유일한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 ‘암살’이나, ‘밀정’을 통해 공산주의자를 독립군으로 포장시키는데 혈안이 된 그들에게 이 영화는 그래서 반드시 죽여야 되는 영화였지만, 관객의 선택으로 이 영화는 유일하게 승리했다. 마치 진짜 인천상륙작전을 펼쳤던 그날처럼, 문화전쟁의 첫 승전보였던 것이다.

그 한 번의 승리 이후, 필자에게는 많은 청년영화인들이 연락을 해왔다. 이 한 번의 승리로 그제서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새로운 문화전쟁의 원동력이 될 뻔했던 이 기회는 작금의 시국과 맞물려 다시 그들을 뒤로 숨게 하고, 혼비백산하려던 좌파 문화인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총공세를 펼치는 빌미를 제공하면서 그 어느 누구보다 더 필자를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흥행과 작금의 사태에 맞물려 우리는 자유보수진영의 문화전쟁에 대한 문제점과 방법론을 구체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일단 드러난 두 가지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 국제시장, 연평해전, 인천상륙작전의 공통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나마 자유보수진영을 대변하는 영화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모두 못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흥행에 성공한 건 그만큼 그런 자유보수를 대변하는 영화들을 갈구하던 대중들의 입맛에 맞아 들어갔다는 것이다./사진=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컷

첫째, 우파 문화사기꾼들의 실체를 확실히 목격했다.

필자가 좌파가 문제가 아니라 우파에서 문화를 한다면서 사기를 치는 사기꾼들이 너무 많으니 이름 알려진 사람들이 아닌 우파도 젊은 문화인들을 키워야 한다고 했을 때 모두들 의심을 했다. 마치 그걸 계기로 필자가 뭔가를 하려는 듯 의심했지만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서세원으로 인해 이승만 영화는 언제 찍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됐고, 육영수 여사를 핑계로 수십 억의 돈이 사기꾼들에게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당하면서 요원해지고 있다. 필자도 당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몇 번이나 당했다는 소문은 영화계에서는 파다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확실히 당했다는 것이고, 그게 우파 문화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키우는 문화인은 없고, 이용만 하려고 하니 영화나 공연 한 두 개 하고 좌파에서도 버린 한물간 문화계 사기꾼들이 들어와 문화에 문외한인 우파의 어르신들을 살살 꾀어 만들어낸 결과다. 이제라도 그런 안일한 문화인식을 버리고 문화를 이해해야만 ‘인천상륙작전’ 같은 영화들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제2의 차은택 같은 인간이 우파 문화계를 농단하지 않을 것이다.

젊은 문화인들을 양성해야 된다. 바로 그들이 총이 필요 없는 문화전쟁의 병사들이다.
625와 다른 점은 그때는 맥아더가 있었지만, 문화전쟁은 스스로 싸워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나라냐고 국가를 부정하는 이들에게 ‘이게 나라다’라고 말할 수 있는 병사가 절실하다.
이제 문화사기꾼들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젊은 문화 병사들을 양성하는 공간을 만들 때다.

둘째, 이제부터는 무조건 잘 만들어야 한다.

국제시장, 연평해전, 인천상륙작전의 공통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나마 자유보수진영을 대변하는 영화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모두 못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흥행에 성공한 건 그만큼 그런 자유보수를 대변하는 영화들을 갈구하던 대중들의 입맛에 맞아 들어갔다는 것이고, 그건 새로운 우파이념은 안 된다는 밑도 끝도 없는 좌절감을 벗어나 우파 문화시장개척의 청신호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어설픈 그림으로는 안 된다. 대중들의 눈높이는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가 있고, 그걸 충족시켜주는 대상은 아직까지는 좌파의 문화상품들이다. 영화 ‘내부자’들은 감독판으로 재개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2백만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지만, 인천상륙작전은 감독판이 겨우 2만 명이 봤을 뿐이다. 그 이유는 바로 잘 만든 작품과 못 만든 ‘것’의 차이였다.

분명 관객들에게도 얼마든지 자유보수진영의 콘텐츠가 먹힐 것이라는 것은 확인이 된 것으로 이들의 운명을 다했으며 필자조차 다시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없다. 못 만들었으니까. 필자도 그러한데 눈이 높아진 관객들이 계속해서 엉성한 자유보수진영의 문화상품들을 사줄 이유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무조건 잘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그럼 우파는 잘 만들어진 문화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일까? 필자는 아직 부정적이다. 영화의 기본이 되는 시나리오 작가들은 모두 저쪽에 있고, 능력 있는 감독들 역시도 대부분이 저기에 있다. 결론은 원론적 문제로 회귀된다. 젊은 문화인들을 키워야 한다. 문화전쟁은 길고도 긴 소리 없는 전쟁이 될 테니 말이다.

   
▲ 지금 광화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시위를 보면 재미있는 구호가 하나 보인다. '이게 나라냐?' 요즘 시국에 딱 맞는 말이긴 하지만, 필자는 이 말을 그 전에도 이미 들어왔다. 민노당 계열의 누님을 만났을 때 늘 듣던 소리였고, 광우병 사태 때 시위현장에서 만난 극좌 성향의 인간들이 늘 내뱉던 말이 ‘이게 나라냐’ 였고 ‘내 조국이 아니다’ 였다./사진=연합뉴스

2017년, 문화전쟁의 전면전이 시작된다

내년이면 대선이 다가온다. 지금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북한을 조국이라 여기는 좌파들이 차은택 사건과 대선을 맞물려 문화를 무기로 총공세를 펼칠 것이다. 광주사태를 비롯해 반헌법적, 반국가적, 반미/반일 영화들이 내년에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좌파영화들이 극장가를 장악하고 관객들에게 보여질 것이다.

이 문화전쟁의 전면전에서 자유보수진영의 공격력은 차은택으로 인해 거의 상실됐다. 우파성향을 드러내려던 문화인들은 다시 외로운 잠수를 시작했으며, 희망이 절망으로 변했다. 이때를 놓칠세라 그들은 총공세를 펼치며 마구잡이로 국고를 자신들의 차지로 만들어 문화전쟁에 사용할 탄알을 전리품으로 챙기고 있다. 속수무책이다. 방법이 보이질 않고, 몇몇 우파 문화인들의 목소리는 너무도 작을 뿐이다. 그래도 우린 싸워야 한다. ‘이게 나라냐 라는 말이 국민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기 전에 말이다.

작금의 이 상황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백두산함’을 만들어 부산을 지켰던 그 전략적 투자다. 재봉질을 하고 모금을 하고 가난하지만 그래도 국가에서 지원을 해서 고물이라도 배를 사서 전투함을 만들었던 그 혜안과 지원이 지금 우파에서는 필요하다. 또 하나는, 반복되는 말이긴 하지만 식량과 무기의 지원 없이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장사상륙작전의 학도병 같은 자유보수 문화인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비록 먹을 것 없고 무기가 부족하더라도 가슴에 새긴 그 마음을 가지고 버티고 싸우고 기어이 일어나 스스로 싸우게 만들어야 한다.

이 문화전쟁은 길고 긴 싸움이 될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자유보수 진영은 문화전쟁의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지금 광화문의 집회는 평화집회가 아니다. 문화로 포장한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대중을 설득해 국가를 전복하려는 변함없는 그들의 투쟁장소이며, 드디어 드러난 문화전쟁의 전면전에 대한 신호탄이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으로 변형되었을 뿐이다. /최공재 영화감독


(이 글은 29일 자유경제원이 DMZ 생태관광지원센터 교육장에서 개최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이념전쟁에서 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패널로 나선 최공재 영화감독이 발표한 발제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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