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여부는 무기명 표결·찬반 모두 국회의원 개인의 자유…'답정너 이분법' 펼치는 표창원
마녀사냥에 대해 정치학에서는 전체주의의 산물로 보고 있고, 심리학에서는 집단 히스테리의 산물로 보고 있으며, 사회학에서는 집단이 절대적 신조를 내세워 개인에게 무차별한 탄압을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박근혜 탄핵반대 국회의원(16명) :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김종태, 홍문종, 조원진, 이장우, 이정현, 정진석, 이우현, 정갑윤, 윤상현, 정우택, 민경욱, 김상훈, 이완영. 추가 확인되는 대로 계속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지난 11월 30일 화제가 되었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SNS 글이다. 3일 전까지 표결은 커녕 발의되지 않았던 탄핵소추안이다. 야 3당은 3일 오전 4시 10분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그 전에 표창원 의원은 무언가 조급했는지 반대 명단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 표창원의 탄핵소추안 관련 언행에 대해, 탄핵투표는 기본적으로 헌법상 비밀투표임에도 여론에 편승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위헌적 발상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사진=연합뉴스


“탄핵 찬반 입장 분명히 안 밝히고 지역구 여론 눈치보며 다음 선거 생각하는 의원들은 이기주의자, 줄다리기 하며 눈치보는 정치업자들이라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곧 공개할 300명 분류중 이분들, 속히 입장 밝혀주세요. 국민과 지역구민께서 아시도록.”

그다음 올라온 SNS 글이다. 표 의원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명단들을 공개한 이후 남은 다수의 의원들에게 선택을 재촉하고 있다. 위 글만 보면 소신을 밝히고 떳떳 하라는 주장이지만, 맨 위에 명단 공개를 보라. 표창원 의원의 생각은 탄핵 찬성, 반대, 침묵 중에 반대를 하면 명단공개에 추가되며 침묵을 하면 이기주의자로 몰아갈 것이며 그러니 너의 답은 반대로 정해져 있다는 논리나 다름없다.
 
하지만 탄핵투표는 기본적으로 헌법상 비밀투표임에도 여론에 편승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위헌적 발상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과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시에도 비밀투표로 진행됐다.1) 현행 국회법은 '탄핵소추 발의가 있을 때에는 의장은 즉시 본회의에 보고하고 본회의는 의결로 법사위에 회부해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회의가 법사위 회부를 의결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보고된 때를 기점으로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 여부를 무기명 표결해야 한다.2)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회법에 나온 '무기명 표결’이라는 것이다. 찬성이든 반대든 자신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건 그 의원의 자유이다.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로 자신만이 오직 정의고, 자신과 다르면 불합리와 비상식이 넘치며 민주공화헌법 정신이 죽은 마녀왕국3)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펼치면 안 된다. 

   
▲ 탄핵소추안 여부는 국회의원들의 무기명 표결로 결정된다./사진=미디어펜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합리적’이라고 여기지만 오늘날에도 마녀사냥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마녀를 만들어내는 원리, 즉 '마녀 프레임’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4) 그러나 표창원 의원은 국회의원을 하기 전 유명 범죄프로파일러였다. 법치를 특정 광장에 목소리 크기로 저울질하면 안 된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않은가? 

“레이디 가가의 공연에 반대하는 목사들이 한국 사회를 국제적으로 망신시키고 있고 신도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다. 일부 기독교 지지자들의 의도가 의심스러운 선동적 주장들을 수많은 학식과 덕망 있는 신도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상황이 흡사 나치 등 전체주의적 독재상황을 연상케 한다. 교회 권력과 돈을 좇는 '가짜’들이 우매한 다중을 선동하여 자극하는 것을 종교사업의 수단으로 삼는 현상 때문이라 생각 된다.”5)

과거 총선을 앞두고 본인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여당에다 마녀사냥 중단하라고 해놓고, 불과 반년을 겨우 넘은 이후 탄핵에 대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동료 의원들에 단순 비판이 아니라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마녀 사냥이 아니면 당최 무슨 행위인가?

중세의 몰락과 함께 폐기된 줄 알았던 '마녀 망치’는 히틀러 나치의 '우생학’, 일제의 '불령선인’, 미국 자경단 KKK, 그리고 용공몰이 '매카시즘’, 구소련 지역과 아프리카 등에서 벌어진 인종 학살 등 근현대에도 변장과 성형을 거쳐 발호, 암약, 득세하고 있다.6) 본인이 칼럼에서 비판하던 내용을 정작 본인이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최성환 자유기고가


1) 헌법 위의 표창원, '탄핵반대 명단' 살생부 파문, <뉴데일리>, 2016년 11월 30일

2) 박문각 시사상식편집부, 『최신시사상식 핵심 용어사전』, 박문각(2014년도)

3) 표창원 “대한민국이 어느새 마녀 왕국이 되고 있다”, <국민일보>, 2016년 9월 21일

4) [책과 삶]마녀사냥은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 <경향신문>, 2013년 2월 22일

5) 표창원 "새누리, 치졸한 마녀사냥·흑색선전 그만", <파이낸셜뉴스>, 2016년 4월 5일

6) (표창원의 단도직입)21세기 '마녀 망치', <경향신문>, 2014년 3월 18일


(이 글은 자유경제원 자유북소리 정치고발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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