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유나 소추 과정 달라…노 전 대통령 정치적 발언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순실 게이트사건으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2004년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9일 국회는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재적의원 300명 중 299명이 참여, 찬성 234·반대 56·무효 7·기권 2명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지난 2004년 3월 12일 선거법 위반으로 찬성 193표, 반대 2표로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된데 이어 두번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12년 전 탄핵과 가장 큰 공통점은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권의 공조로 탄핵이 추진됐다는 점이다. 2004년 당시 16대 국회  의석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47석, 야당인 한나라당 145석, 새천년민주당 62석, 자유민주연합 10석이었다.

이번 20대 국회도 여당인 새누리당이 128석,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121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으로 당시와 비슷한 점이 많다. 

또한, 대통령이 야권의 퇴진 요구에 버티기로 일관했던 점도 비슷하다.  2004년 야당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과하면 탄핵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제안 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박 대통령 역시 '즉각 퇴진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국회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혀 탄핵의 빌미를 제공했다.

반면 혐의 부분에서는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 농단과정에서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하고, 사기업들에게 압력을 가해 최 씨에게 특권을 주고 그 과정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노 대통령의 탄핵과는 질적, 양적으로 너무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 9일 국회는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헌정사상 두 번째로 재적의원 300명 중 299명이 참여, 찬성 234·반대 56·무효 7·기권 2명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했다. ‘친박’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불참했다. /연합뉴스


두 번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정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표결과정에서 는 격한 몸싸움으로 인해 4시간 가량 진행 된 반면 이번 본회의에서는 몸싸움 없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1시간 30분정도 빠르게 진행됐다.

국민들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지난 10월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드러난 이후 국민들의 분노의 촛불이 확산되면서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번져갔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시점에도 국회 앞에는 수많은 국민들이 모여 탄핵 가결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반대로 2004년 국민들은 ‘민주수호·탄핵 반대’를 외치며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당시 이러한 국민들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가결 됐다.

특히 이번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불참한데 비해 12년 전 탄핵 표결에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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