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난'에 엎친 데 덮친 원자재 가격 인상…"수익성 경고등"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내년부터 제품가격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조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불황이 몰고 온 ‘수주난’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박용 원자재 가격마저 오르면서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내년부터 제품가격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조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포스코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사가 철광석과 원료탄 등 가격상승으로 원가부담이 높아진 점을 반영해 내년부터 주요 철강 제품의 가격인상을 본격화한다.

포스코는 내년 1월부터 열연강판, 냉연, 후판 등 모든 제품 가격에 대한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70만원에 거래됐던 열연강판을 톤당 12만원 인상하고, 82만원에 거래됐던 냉연은 톤당 10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6㎜이상 철판으로 주로 선박용 자재로 쓰이는 후판가격 역시 톤당 12만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철강업계가 제품 가격인상 카드를 꺼낸 이유는 원가부담이 높아진데다 중국 현지 철강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철강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올 초 41달러에 거래됐던 철광석 가격은 12월 첫 주 80.8 달러로 두 배가량 올랐다. 지난해 톤당 8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던 석탄가격은 올해 300달러나 껑충 뛰어올랐다.

철강업계 1위 포스코가 제품가격 인상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제품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제품 가격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조선업계의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불황으로 물량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판가격마저 오르면서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요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조선업계의 시장 전망에 대해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내년 역시 시장 불투명한 상황으로 국내 조선 빅3의 내년도 수주목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그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내년 시장 상황은 올해보다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역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업계 역시 ‘더 이상 손해 볼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면서 “후판가격 인상은 수익성 개선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