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의 차량 난입에 가해자·피해자 정반대로 보도한 언론…촛불만이 민심이다?
   
▲ 우원재 자유기고가
태극기에 대한 악마화

태극기 집회가 있었던 지난 4일, 언론들이 일제히 속보를 내보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극우 보수 단체가 시위 장소 주변을 지나가던 차량을 공격해 파손시켰다는 소식이었다.

진실은 정반대였다. 태극기 집회 행렬에 괴한이 차량을 몰고 난입해 참가자들을 공격한 것이었다. 이 테러범은 전진과 후진을 거듭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트렁크가 열렸고, 가위 수십 자루, 라이터, 석유통 등의 흉기들이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이 테러를 저지하다 집회 참가자 4명이 다쳤고, 현장에 있던 경찰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언론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정반대로 해서 보도한 것이다. 테러를 저지른 괴한은 그저 집회 주변을 지나가던 선량한 시민으로, 집회에 참가했다 테러를 당한 수없이 많은 시민들은 지나가던 차량을 공격한 극우세력으로.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고 있다.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촛불만이 "민심"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모인 다양한 시민들을 단순히 "극우", "보수단체", "박사모"라 칭하고 조롱하는 시대. 촛불은 신성한 민심이고, 태극기는 일당을 받기 위해 목욕을 하고 나온 노숙자들이거나, 사악한 부역자들이라 칭하는 시대. 정치적 견해차이일 뿐일진대, 촛불은 떠받들고 태극기는 조롱하고 침을 뱉어야 '쿨'해보이는 시대.

자기 머리로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 만든 프레임에 놀아나는 꼭두각시들과, 이런 여론에 편승하여 박수를 받으려 하는 부역자들. 이들 때문에 대한민국은 참 많이 아프다. 정치적 견해차이를 떠나, 순수한 마음으로 의사를 개진하는 민주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 당신들은 파쇼요 독재자다. /우원재 자유기고가

   
▲ 태극기 집회가 있었던 지난 4일, 언론들이 일제히 속보를 내보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극우 보수 단체가 시위 장소 주변을 지나가던 차량을 공격해 파손시켰다는 소식이었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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