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사 택배 물량 확대로 시너지
해외시장·인프라 투자로 시장파이 확대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택배시장에서 CJ대한통운이 1위를 고수하는 가운데 롯데글로벌과 한진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롯데그룹에 편입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사세를 확장하면서 한진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이 인수한 현대로지스틱스는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로 사명을 바꾸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롯데글로벌은 본사를 서울 연세세브란스병원 건물로 이전해 롯데의 기존 물류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 함께 입주해 있다. 롯데글로벌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두 물류회사가 같은 사옥에서 긴밀한 협조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합병을 위한 물밑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재 합병을 위한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합병이 이뤄지면 매출규모는 연간 약 4조5000억원으로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지난해 6조원) 매출규모와 육박해 택배업계에 양강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글로벌은 롯데그룹 편입후 주요 계열사 택배 물량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기존 현대로지스틱스에서 운영하던 국내 40여개 직영 물류센터를 유지하면서 일부 인력은 협력업체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글로벌은 지난해 3분기 연결실적 기준 1조1956억원 매출액과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비록 46억원의 손실이 나긴 했지만 택배시장 점유율은 12%로 한진과 같다.

반면 한진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5% 오른 1조7648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대손충당금 설정 등으로 153억원의 적자도 메워야 한다. 

한진은 올 하반기 항만하역 물동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선 한진해운 청산절차를 위한 신규 해운 선사 유치를 통해 올 하반기 중 사업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지난해 3월 개장한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HJIT) 물동량 증가로 ‘17년말 완전개장 준비 등 항만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HJNC)에 대형 얼라이언스(2M 얼라이언스) 유치로 물동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진은 올해 핵심사업인 택배사업의 자동화 적극 추진 등 운영효율 제고를 통해서도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진 관계자는 “택배시장 물동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올해 핵심사업 등 추진으로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9월 한진해운 매출채권과 관련해 약 360억원의 대손을 메워야 하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롯데글로벌은 올해 많은 규모의 택배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글로벌은 또 최근 중국 윈다택배, 정명물류와 MOU를 체결해 해외 물류 사업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글로벌은 해외 13개국, 총16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글로벌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편입되면서 계열사와 함께 시너지를 내고 신규 사업 등을 창출해 계속적으로 시장에서 파이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택배시장 1위인 CJ대한통운은 44~48%의 점유율을 확보 중이다. 지난해 창사 이래로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최근 자사주 7억원을 매입하는 등 여유롭게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CJ대한통운의 아성을 깨기는 쉽지 않지만 업계 2위에 진입하려는 기업간 본격적인 인프라 확보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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