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뒤 문 후보가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 ‘MBN’과 ‘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5일 하루 동안 긴급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기존 안 지사 지지층 중 63.1%, 이 시장 지지층 중 30.3%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로 선회했다.

반면 문 후보는 안 지사 지지층 중 14.1%만 흡수하는데 그쳤다. 이 시장 지지층의 43.4%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시장 지지층 가운데 28.6%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안 지사 지지층에선 17.4%가 무응답층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촉발한 문재인캠프 조직 동원 의혹을 비롯해 현장 사전투표 유출 논란, 대연정 등을 둘러싼 경선 후유증 때문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한때 민주당 지지층 범주에 있었던 안 지사와 이 시장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대권 가도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한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문재인 후보(41.3%)와 안철수 후보(34.5%)의 지지율 격차는 6.8%포인트 차로 줄었다. 

이는 같은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27일~3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다섯째 주 주간집계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응답률은 9.9%,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당시 16.2%포인트 차보다 크게 좁혀진 수치다.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방법 등의 차이가 있다 해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지지율 합산이 20%를 넘었다는 점, 이벤트 직후 발생하는 컨벤션 효과 등을 고려하면 경선 직후 문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않는 모습이다.

한편 문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양자 구도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뒤늦게나마 경선 경쟁 상대후보들을 끌어안고 반등 카드를 찾는 모양새다. 문 후보는 지난 7일 충남도청과 성남시청을 방문해 안 지사와 이 시장과 만난 바 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문 후보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두 사람이 경선에서 내걸었던 공약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안지사의 공약중 "국방개혁 공약을 수용, 군대 내 폭력문제를 한번이라도 방치·묵인하면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는 '원-스트라이크 책임제'를 도입하고 군 입대와 보직의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문 후보는 이 시장을 만나 "기본소득은 재정 형편 때문에 전반적으로 다 시행하기 어렵지만 그 기본정신의 취지는 살려나가야 한다"면서 "기초연금도 인상하고, 아동수당도 도입하고, 청년 구직촉진수당도 도입하는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취지를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문 후보 선대위인 국민주권선대위는 7일 안 지사를 도왔던 박영선 의원과 이 시장을 도왔던 이종걸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반발하는 등 파동이 일었다. 

두 의원은 전화 한통화도 받은 일없이 공식적으로 제안받지 못했다며, 당사자가 수용 의사를 밝히지도 않았는데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덜렁 발표부터 했다는 입장이다.

경선 이후 지지율이 변동이 없자 문 후보가 다급하게 안 지사와 이 시장의 공약까지 끌어안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남은 선거기간 문 후보가 구체적인 공약 발표와 더불어 안 지사와 이 시장 측근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지 여부에 따라 지지율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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