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낙관 불구 '속빈 강정'…"비용절감 효과"
수주절벽 지속 탓 매출 감소·정체…하반기도 '흐림'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수주 가뭄의 악재 속에서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일제히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작년 한해 불황의 여파가 올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 현대중공업 사옥

25일 조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잇따라 실적발표를 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1분기에 매출 9조637억원, 영업이익 3515억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10조2728억원)이나 전분기(10조3427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들 전망인데, 이는 조선 부문 건조 물량 감소와 해양 부문 프로젝트 인도에 따른 물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252억원)보다 소폭 늘거나 전분기(4377억원)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되는 적자 행진에서 지난해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현대중공업은 4분기 연속 흑자를 보였다.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달 1일부로 4개사로 분할된 회사는 올 1분기 실적까지는 현대중공업 연결기준으로 발표하고, 2분기 실적부터는 신설 법인들이 별도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개별적으로 실적을 발표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에 매출 2조1000억원, 영업이익 380억여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5301억원)나 전 분기(2조3855억원)보다는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최대 4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매출 감소 이유는 수주 잔고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해양플랜트 공정이 단기적으로 안정화되면 작년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건물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온 모습

유동성 위기에 구조조정을 본격화 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1분기 흑자를 예고하고 있다. 올 1분기 해양플랜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수익률이 높은 LNG선이나 상선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에도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내는 등 2013년부터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매출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줄어들 전망인데, 지난해 1분기 매출은 3조5321억원, 전분기 매출은 2조764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조선 3사가 수주절벽 앞에서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1분기에 나란히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 때문이란 시각이 보편적이다.

나아가 1분기 이후의 전망도 좋지 못한 편이다. 전세계적으로 조선 불황이 계속되면서 선박을 발주하는 업체가 전무한 상태로, 업계에서는 수주 절벽 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조선업계 노조의 파업도 지속되면서 하반기 경영 여건은 더욱 암울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본교섭을 십수차례 열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계속된 실무교섭에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1분기에는 모두 나란히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도 "이는 희망퇴직과 설비 감축을 통해 3사가 비용절감에 나선 결과로 보여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불황형 흑자'의 단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구조조정의 강도나 비용절감 규모에 따라 각 업체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