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 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중소형사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이에 많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IPO 주관사업 쪽으로 주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업공개(IPO)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NH투자증권(올해 8곳)이나 한국투자증권(올해 5곳) 등 대형사들이 독식하던 시장에 진입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 사진=금융투자협회


통상 IPO사업은 인력이나 자금 면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중소형사들이 힘을 쏟기가 쉽지 않다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대형사들 중심으로 투자은행(IB) 경쟁이 불붙고, 증권사들의 수익모델 다변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자 중소형사들이 IPO시장 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의 경우 중소형사이면서도 이미 IPO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타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작년에 이미 대형사들 실적 수준인 7건의 IPO 실적을 기록한 키움은 지난 3월 아스타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것을 필두로 올해 총 10개사 주관을 목표로 IPO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키움증권은 지난 2010년 IPO전담 조직을 만들어 사업 특화 움직임을 시작했다. 다년간의 노력 끝에 건수 기준으로 2015년 4위, 작년 7위를 기록해 이미 대형사들의 아성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수수료 기준으로는 2015년과 작년에 각각 4위와 9위를 차지했다. 

키움 측 한 관계자는 “주로 코스닥 기업에 상장하려는 중소형사들의 신규상장을 주관하는 사업에 특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반면 타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 아직까지 단 한 건의 실적도 내지 못한 회사들이 많고, 일부 증권사의 경우 애써 주관한 기업공개(IPO) 딜이 거래소 심사에서 낙방하는 경우도 발생해 전문성마저 의심받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중소형사들의 분기 실적은 악화 추세다. 

교보증권의 경우 1분기 183억원을 순익을 냈는데, 이는 전년 동기 215억원에서 14.8%나 하락한 수치다. KTB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7% 감소했다. 이밖에 HMC투자증권의 순익은 35.3%, 하이투자증권이 36.7%, IBK투자증권이 11.9%의 순익 감소에 직면했다. 동부증권은 실적이 아예 적자로 전환됐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대형 증권사들이 연일 ‘어닝 서프라이즈’ 낭보를 울리는 와중이라 중소형사들의 IPO시장 개척은 중요한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동부증권과 교보증권이 타사의 IPO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면서 “유진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중국 기업 IPO 주관에도 관심을 갖는 등 올해는 중소형사들의 IPO주관 전략이 다변화 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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