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책…과거 흠집 발목잡힐까 '눈치' 치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자본금 4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 5곳이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서를 지난 7일 제출함으로써 ‘IB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 5곳이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서를 지난 7일 제출했다. 해당 5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다. 이들은 모두 자본금 4조원이 넘는다. 금융당국은 신청일로부터 2개월 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 사진=연합뉴스


대형 증권사들은 그동안 ‘자본금 4조원’을 목표로 절치부심해왔다. 지난 5월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신청 기준은 자본금 3조원이다. 단, 이 가운데 자본금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단기금융업무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이번 사업의 ‘노른자’라 할 수 있다. 당국에 의해 초대형 IB 인가를 받는 증권사들은 최장 1년의 발행어음을 찍어내 기업금융에 사용할 수 있다. 발행어음 조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4조원의 자본금 확보를 위해 그토록 노력한 이유가 바로 단기금융업무 참여에 있다”면서 “인가를 받을 경우 수십조원의 자금을 기업금융 시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이들 5개 대형 증권사가 전부 ‘초대형 IB’ 간판을 달고 단기금융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5개 중 인가에 실패하는 회사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우선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최근 리베이트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징계를 받은 점이 걸린다. 삼성증권 역시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아 우려가 존재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과거 계열사였던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의 투자실패에 따른 파산이 한투와 무관하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KB증권의 경우 합병 전 현대증권이 불법 자전 거래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어 혹여 인가에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우려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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