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형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추진되는 초대형IB에 대형 증권사 5곳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르면 9월 말쯤 결과가 나올 전망인 가운데 초대형IB를 준비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업계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이 나란히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 인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9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형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추진되는 초대형IB에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5곳이 도전장을 던졌다. /사진=미디어펜


이들은 금융위가 ‘발행어음 업무허가’ 조건으로 내세운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발행어음이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한 후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은 기업에 벤처자본을 공급하거나 부동산 등에 대체 투자해 수익을 거둬 초대형IB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이들 5개사는 일찌감치 초대형IB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채비가 돌입했다. 조직 구성과 인력배분을 모두 초대형IB에 맞게 재구성한 것. 이는 향후 초대형IB에 추가적으로 도전할 중소형사들에게도 영향을 줘 업계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현재 상설조직으로 두고 있는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의 기획팀과 상품개발팀을 수신전략 수립과 기업금융, 자금운용, 사후관리 등 세부 부서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력 또한 현재의 17명에서 최대 50명 수준으로 늘려 ‘준비’ 조직이 아닌 ‘실무’ 조직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역시 초대형IB 업무를 전담하는 ‘전략투자운용부’를 두고 있다. NH는 현재 10명인 인력을 2배 이상 늘려 조직을 확충할 방침이다. KB증권 역시 약 10명 규모의 정식 부서를 만들어 조직 확충에 나선다. 

삼성증권 또한 비슷한 취지로 만든 ‘종합금융투자팀’을 약 20명 규모의 조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신설한 종합금융투자실도 현재는 11명의 조직이지만 조만간 약 40명의 조직으로 확대된다. 

대형사들이 예외 없이 ‘전담조직’ 마련에 나선 것은 초대형IB 경영전략에서 ‘자산운용 능력 제고’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초대형IB 핵심업무인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무리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능력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몇몇 대형증권사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나 징계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을까봐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무상 준비가 돼 있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야 초대형IB 인가와 경영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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