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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기획 '동행'-노숙인⑩]여재훈 "절망 보듬고 애정 나눌 도반"
서울노숙인시설협회장 "낙인 찍지 말고 서로 도우며 함께 가는 좋은 벗"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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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7-30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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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되는 불황 속에 가족과 사회에서 소외되고 심지어 자기자신을 버리기까지 하는 노숙인들은 심리적·경제적인 면에서 누구보다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우울증으로 건강을 해치는 이는 물론이고 사업 실패로 생계를 꾸리지 못해 거리로 나앉은 이, 실패 후 대인기피증에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 등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숙인은 무수히 많습니다. 이에 미디어펜은 재기에 성공해 반전의 삶을 살고 있는 노숙인들의 사례와 이들의 걱정을 덜어준 정부·지자체 지원정책을 상세히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노숙인들이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사회를 통해 밝은 미래를 바라보며 자립의 의지를 다짐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편집자주]

[미디어펜 연중기획-아름다운 동행]-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만들어요"

[노숙인⑩]"서로 도우며 함께 가는 좋은 벗"

[미디어펜=김규태 기자]"함께 걸어야 할 친구, 같이 길을 걸어갈 수 있고 걸어가야 할 도반(道伴·같은 길을 서로 도우면서 함께 가는 좋은 벗)이다. 주저 앉아있고 스스로 자신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낙인 찍힌 게 아니다. 시간을 길게 보고 노숙인을 신분으로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가능성을 갖고 있다."

여재훈 서울노숙인시설협회장(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소장·대한성공회 신부)이 밝힌 '노숙인에 대한 한마디'다.

여 회장은 지난 2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설에 머물지 않고 거리에 있는 노숙인들에게 "내가 잘못해 여기까지 왔고 못났다고 생각해 고개를 숙이며 사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 때문에 어쩔수 없이 밀려내려온 사람이 많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말고 멀리보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있다는 설명이다.

여 회장은 "이분들 특징이 현 상황을 자신의 죄성으로 이해하고 눈앞에 보여지는 현실과 자기 앞 상황들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라며 "눈앞의 절망에만 시선을 멈추지 말고 '함께 가자'는 그런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여 회장에게 '노숙인 자활 및 사회복귀를 좌우하는 가장 큰 관건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서울 노숙인 관련 시설과 지원센터 등 물리적인 디딤돌이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회복해야 한다는 의지 여부"라고 답했다.

특히 여 회장은 "물리적인 여건을 전제로 인문학대학이라든가 정서적인 면에서 본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관계망 형성에 힘쓰는 것, 주저앉아 있는 이 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부는 사회적으로 그런 비용을 지출하는 것에 대해 야박하게 생각해 '다 큰 성인들에게 사회적 자존감을 높이는게 왜 중요하냐'고 묻지만 그렇게 해서 자기 자리를 자발적으로 찾게 해야 제대로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으로만 지원하면 회전문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는 지적이다.

   
▲ 여재훈 서울노숙인시설협회장(아래줄 가운데)과 협회·서울시 관계자들이 5월2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7취업취약계층 일자리박람회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또한 여 회장은 서울시와의 협력사업 및 지원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취임 후 첫번째 대외활동으로 노숙인 사망 사고에 조의를 표하고 영안실에 참석해 '앞으로 어처구니 없이 돌아가시는 일 없게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었다"며 "이후 서울시는 노숙인 사업에 인원을 증원했고 관련 복지전달체계가 시장님 의지에 의해 많이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여 회장은 현재 서울역 노숙인을 지원하는 각 쉼터-지원센터에 대한 중간매개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시립 다시서기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서울노숙인시설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다시서기센터는 노숙인들이 자활의 길로 들어섰다가 다시 거리로 나앉는 '회전문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2005년부터 선도적으로 인문학대학 과정(성프란시스대학)을 시작해 13년째 운영하고 있고, 2010년부터는 자전거 재활용을 통해 고용을 창출해온 사회적기업 '두바퀴희망자전거' 모델을 성장시켜왔다.

1998년 IMF사태 당시 노숙인 쉼터로 시작했던 다시서기센터는 2005년 사회복지 사업의 지방정부 이양과 2011년 노숙인지원법 제정을 계기로 보호의료시설의 역할을 계속 하면서 인근 쉼터시설을 지원하는 서울역의 대표적인 노숙인 시설로 거듭났다.

여 회장은 노숙인 시설의 남아있는 과제로 현장상황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 점을 꼽았다.

각 시설이 의식주 제공을 넘어서 직업재활 프로젝트 등 그들이 기존 노숙환경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새로운 가치지향, 노숙인 복지체계 안으로 그러한 것들을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노숙인을 '같은 길을 서로 도우면서 함께 가는 좋은 벗'으로 대하는 여 회장과 다시서기센터, 서울역 노숙인들의 삶과 가치를 바꿔나가고 있다.

   
▲ 다시서기센터 직원들이 서울역 노숙인에게 직접 방문하여 상담하고 이들의 실태를 파악하는 아웃리치(거리 상담활동)를 하고 있다./사진=다시서기센터 제공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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