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80외 1등석 없어 '정상 운영' 의문
경쟁사 오히려 프리미엄 가치 올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일등석·비즈니스석 항공권 구매한 프리미엄 고객에게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VIP 의전 서비스’를 두고 항공업계의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대형항공사로서 위상 및 정체성을 점차 잃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아시아나 대형기 A380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재규어랜드로버와 퍼스트‧비즈니스클래스 왕복 탑승 고객(우수회원)에게 차량 의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원하는 출발지(공항 75km내)에서 재규어 XJ나 레인지로버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올 수 있도록 맞춤형 VIP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1회 이용만으로 아시아나 마일리지 2500점도 받을 수 있다.

2일 재규어에 따르면 이번에 투입되는 의전차량은 재규어 XJ 4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8대로 12대다. 항공업계는 이를 두고 흔한 제휴 프로모션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적사 중에서는 실시하는 곳이 없고, 주로 해외항공사가 많이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행사를 기획한 아시아나 관계자는 “일등석 고객에게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시아나가 대형항공사로서 프리미엄의 위상보다는 잦은 단발성 마케팅으로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거의 매월 프리미엄 항공권(퍼스트‧비즈니스석)을 결제하거나 일정 등급을 보유한 회원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지난 6월 비즈니스석 고객에게 추가요금을 받고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해주는 로얄 비즈니스 서비스에 이어 지난달부터 이코노미석 항공권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웃돈을 받고 비즈니스석 좌석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의전 서비스는 일등석 항공권을 포함해 비즈니스 항공권을 구매한 '아시아나클럽 골드회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조건이 까다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를 탑승하더라도 할인이 들어가는 특가항공권을 결제한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 재규어 뉴 XJ/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또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이벤트 시행 기간이 짧다는 점도 고객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시아나 고객 A씨는 “재규어에서 홍보용으로 지원하는 차량을 지원하는 서비스에 가까워 보인다”며 “애초에 장기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기간 한정으로 153일 동안만 서비스를 제공하다는 점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아시아나가 최근 퍼스트클래스를 줄이는 상황에서 일등석 탑승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펼치는 점도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아시아나는 A380(현재 6대)이 투입되는 뉴욕, LA, 프랑크푸르트 등 3개 노선 등에서만 퍼스트클래스를 운영한다. A380을 기준으로 볼 때 72개의 일등석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단 12대의 차량으로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오히려 '프리미엄'의 가치를 올리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1등석은 700석에 육박한다. 

대한항공은 객실서비스와 기체 고급화 등을 높이는데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새로운 퍼스트 및 프레스티지 클래스 좌석과 업그레이드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항공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코스모 스위트'라고 불리는 신형 1등석은 누웠을 때의 좌석 폭이 앉았을 때보다 20cm 늘어난다. 좌석 한 개당 가격은 2억5000만원에 이른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각 항공사가 바라보는 항공시장 수요가 다른 것 같다"며 "아시아나는 외국 항공사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고, 대한항공은 명품 이미지를 지향하는 만큼 고정 고객의 수요를 꾸준히 가져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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