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포항에서 1년전 역대 최대 측정규모였던 경주지진(5.8)에 버금가는 지진(5.4)이 15일 일어나면서 향후 규모 7.0 이상의 대형 강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포항지진 원인으로 "경주지진으로 인한 지층스트레스가 한반도 지층 곳곳에 분포하면서 빈번한 여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면서 지진계 감지자료를 취합해 여진인지 혹은 개별지진인지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관건은 2회 전진 및 44회 여진 등 이번 포항 지진을 전후로 일어난 일일 지진발생횟수가 지난 경주여진에 필적하며, 한반도 동남부엔 포항-경주-부산-양산을 잇는 양산단층을 비롯해 61개의 활성단층과 다수의 활동성단층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변 양산단층에 강한 스트레스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지진발생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큰 규모의 지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양산단층에선 최대진도 7.6, 울산단층에선 8.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과거 1640년 당시 경주와 울산에서 7.2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쓰나미가 발생하고 성곽이 무너졌다는 기록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현재 한반도 땅 전체가 동쪽으로 끌려가면서 잡아당기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며 경주지진 이후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고,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진 일으키는 힘이 축적됐을 가능성이 높고 한반도 지진발생 확률이 매우 커졌다"고 밝혔다.

   
▲ 경북 포항에서 15일 발생한 5.4의 지진으로 인해 오후7시를 기준으로 포항 지역에서만 3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진은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포항시 북구의 한 빌라 외벽이 무너져 내려 파편이 흩어져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작년 경주지진 원인은 서편의 가지단층이었다"면서 "규모 7.0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어 걱정스럽다"고 언급했고,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은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이번 포항지진은 다른 주변단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예전과 달리 지진 규모가 점차 강진으로 옮겨가고 있고 발생횟수 및 지진 발생 분포 또한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8년 규모 3.0 이상 지진은 5회였으나 2016년에는 34회로 6배 이상 증가했고, 1979년부터 1999년까지 지진이 매년 19.2회 일어났으나 2000년 이후로는 매년 47.8회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만 해도 경주와 포항을 비롯해 울산 구미 창원 등 경상도를 포함해 여수 태안 보령 인천 삼척 동해 등 전국 각지에서 산발적인 지진이 일어났다.

특히 이번 포항지진(규모5.4)은 경주지진(규모5.8·발생지점15㎞)과 비교해 ML에너지 규모는 1/4에 불과했지만 지진 발생지점이 9㎞로 얕아 시민들의 체감도가 높았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포항지진의 여파와 관련해 "규모 4~5의 여진 가능성은 없다"며 "23일로 미뤄진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큰 지진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다라 향후 정부가 국가적으로 지진에 대해 어떤 실질적인 대응조치를 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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