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감독원이 새로운 김기식호의 출항을 알린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큰 암초에 부딪혔다.  

국회의원 시절 김기식 금감원장이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수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것.

이에 취임식의 박수가 가시기도 전, 또 한차례 금감원의 수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업계를 강타했다. 

그렇지만 여권과 관계 내부에서는 출장은 정당한 것이었고 해당 기관에 특혜를 준바 없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기식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9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장은 평소 소신이 있고 깐깐한 원칙주의자"라며 "우리도 확인한바 김 원장은 과거 출장과 관련해 해당 기관에 특혜를 안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원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안 맞은 부분에 대해 사과한 마당에 야당이 무리한 정치공세를 이어가면 우리도 묵과하지 않겠다"며 "혜택은커녕 불이익을 줬는데 어떻게 로비라고 부르냐"고 반박하며 나섰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이날 김 원장의 임명 철회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김 원장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은 김 원장을 당장 해임하고 검찰은 이 사람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그가 금감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바로 직전까지 몸을 담고 있던 국회에선 김 원장에 대한 감싸기 목소리와 자진사퇴 주장 등이 뒤섞여 쏟아지고 있다. 

현재 김 원장에게 제기된 피감기관의 ‘로비성 해외 출장’ 의혹은 총 3건이다. 

한국거래소 주관 우즈벡 출장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관 미국·유럽 출장, 우리은행 주관 중국·인도 출장 등이다.  

지난 8일 김 원장은 해당 의혹들에 대해 우선 "한국거래소는 부속계약 체결 및 현지 고위인사 면담 등을 앞두고 국회 차원의 지원을 필요로 해 출장 동행을 요청, 그 타당성이 인정돼 수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출장경비 중 항공료, 여행자보험, 비자발급료는 거래소가 직접 지불했고 숙박비 등 일당체재비의 경우 거래소 여비규정에 따라 출장자 계좌로 입금받았다"며 "동 규정에 의하면 숙박비 등 일당체재비의 경우에는 영수증을 제출할 필요가 없도록 돼 있어 제출하지 않은 것이며 동 금액은 호텔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미국·유럽 출장, 우리은행 주관 중국·인도 출장 등에 대해서도 "목적에 맞는 정당한 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출장 후 해당기관과 관련된 공적인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했다”며 “관련기관에 대해 오해를 살만한 혜택을 준 사실은 없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자로서 처신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일주일만에 각종 논란에 휩싸인 김 원장에 대해 금감원 내부에선 우선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자진 사퇴 등의 논의는 꺼내기 어려운 단계인 것 같다"며 "자리를 물러나기 보단 원장의 자리에서 스스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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