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점 특허 떨어진 이후 고용문제 불거지며 기재부-관세청 추가 특허 준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30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독대하기 전에 면세점 신규 추가 특허 계획이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등에서 검토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신 회장이 지난달 30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면세점과 관련한 부정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라 주목된다. 

박창영 롯데면세점 상무는 4일 서울고법(강승준 부장판사)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신 회장 측 증인으로 나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잃고 난 이후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관계자를 만난 뒤 "조금만 기다려봐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2015년 11월 14일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떨어지면서 직원 고용문제가 큰 이슈가 되면서 주말이 지나 16일 월요일에 KTX를 타고 세종시에 내려가 기재부와 관세청 담당 공무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 상무에 따르면 기재부와 관세청 담당 공무원은 "월드타워점 탈락에 관한 문제점을 이해하고 해결방법이 있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봐라"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박 상무는 오래지 않아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가 나올 수 있겠구나 안도했고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에게 이를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면세점협회장 자격으로 면담한 기재부 공무원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신규 특허를 내주겠다는 말은 직접 듣지는 않았지만 "몇 개 필요하세요?"라고 해당 공무원이 물어봤다는 것이다. 

이에 장 대표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원하는 기업들이 많아 3~4개를 말했고 이 공무원은 "뭐 그렇게 많이 필요하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박 상무는 기재부와 관세청에서 면세점 신규 특허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상무는 "2016년 2월17일 당시 기재부 면세사업과장을 만나 면세점 특허 확대 내용의 제도개선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묻자 '내일 관세청장이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하기로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상무는 "그 소식을 듣고 정말 환호했다"며 "업무를 담당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제도개선안이 나오면 롯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박 상무는 "관련 내용을 장 대표에게 전화로 보고했고, 얼마 후 장 대표로부터 'BH 보고요점 절대 대외비로 하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몇몇 언론 매체에서 면세점 신규 특허 나온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면세점 신규 사업자들이 반발하는 등 민감한 사안이 발생하면서 관세청은 "확정된 게 없다"는 해명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2016년 2월 17일 작성한 문서에 포함됐던 안종범 당시 정책조정수석 등 이해관계자 집중설득 방안을 정부의 특허수 확대 방침이 청와대에 보고된 이후 작성된 3월 3일자 보고서에는 뺐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2016년 3월 4일 정책본부 강종현 전무로부터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가 3개 추가된다'는 내용을 전해 듣고 이를 장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의 증언은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이 독대를 한 2016년 3월 14일 이전에 이미 기재부와 관세청 등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비롯한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를 검토했다는 것이다. 결국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 독대 이전에 이미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를 검토했다는 점에서 신 회장의 진술에 설득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박 상무는 "롯데면세점이 2025년 세계 1위 면세사업자이 될 것이라고 목표를 세웠고 월드타워점 역시 소공동 본점을 앞서는 세계 1위 매장이 될 것을 밝힌 바 있지만, 월드타워점이 없다고 호텔롯데 상장이나 세계 1위 면세사업자가 되는 것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즉 월드타워점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매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월드타워점을 획득하기 위해 무리한 방법을 취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또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가 나와도 롯데면세점이 된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고용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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