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대화전문 확보해 '소환·구속기소' 시간문제 vs '기한까지 혐의점 못 찾을 것' 회의론 여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출범 후 피의자에 대한 첫 구속 성과를 낸 허익범(59·사법연수원13기) 특별검사팀은 27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의 측근 3명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후반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인배 정무비서관 등 현 문재인 정권 인사들과의 연루·공모 의혹이 규명될지 미지수다.

법원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으로서 특검팀이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김모씨(43·초뽀)와 강모씨(47·트렐로)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법조계는 이번에 구속된 초뽀 김씨가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시 지지단체였던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의 운영자로서, 정치권 후원내역을 비롯해 경공모의 댓글조작 활동파일이 담긴 USB(이동식저장장치)를 지니고 있다가 경찰에 압수당한 인물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초뽀는 드루킹 일당의 조직적인 댓글조작을 대거 가능케 한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의 운영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특검은 지난 25일 저녁부터 초뽀와 트렐로의 집,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법조계는 이번 구속으로 속도전에 들어간 허익범 특검팀의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아 김경수 지사의 '댓글조작 연루' 의혹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았다.

특히 드루킹 김씨가 체포되기 직전 관련기록을 보관해 은닉해왔던 USB를 지난 18일 특검에게 제출해, 김 지사의 연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로 떠올랐다.

당초 드루킹은 60GB 분량의 자료가 채워진 128GB 용량의 USB 1개를 경공모 한 회원에게 은닉을 부탁했고, 여기에는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 상황을 기록한 문서파일과 기록일지, 김 지사와 보안메신저 '시그널'로 나눈 대화 내용 전문, 댓글조작 작업을 보고했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특검이 김경수와 드루킹 간의 보안메신저 대화전문을 확보했고 여기에 지시 공모 내용이 확인된다면 김 지사의 소환과 구속영장 청구는 시간문제"라며 "앞서 특검은 유의미한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밝혔고 수사 본류에 대해 흔들림 없이 수사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은 지난 10일과 16일 각각 느릅나무출판사와 파주 컨테이너창고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경공모 휴대전화 21대와 관련 서류, PC 4대를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며 "드루킹측 진술대로 김경수가 참여했다는 '킹크랩 프로그램' 시연회의 퍼즐이 맞춰진다면 김 지사의 구속기소까지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다만 법관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누구나 납득할만한 스모킹건을 찾아 김 지사를 구속하는 등 분명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 특검 수사기간 연장은 바라기 힘든 상황"이라며 "수사기한(8우러25일)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정치권 연루 인사들에 대해 기소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고 전했다.

특검은 총 60일의 수사기간 중 절반을 지나 반환점을 돈 상태다. 김 지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은 경공모 회원들 진술을 바탕으로 김 지사가 2016년 10월 당시 시연회에 참석해 드루킹과 독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 행적을 재구성하고 있다.

"압수물 분석 등을 토대로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힌 특검이 앞서 확보한 물증과 진술들을 통해 김 지사의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7월18일 서울 서초동에 마련된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