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설비 급증…안전성 논란
아파트·축사·농지·도로 등 피해 우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태양광 패널의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566mm의 비가 쏟아진 제주도에서는 실종·부상자가 발생했으며 방파제 90여톤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초속 40m의 강풍·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Pa)에 달하는 솔릭이 북상하면서 현재 제주와 전남에 태풍 경보가 내려졌으며, 이날 저녁 쯤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 하에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 7월3일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인근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일부·나무·토사 등이 왕복 2차선 도로에 쏟아져 군 관계자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한반도를 스쳐간 태풍 '쁘라삐뿐'의 영향으로 95mm의 비가 내린 경북 청도에서 산사태가 발생,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면서 부서져 인근 도로를 덮친 가운데 몇 배에 달하는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는 솔릭으로 인한 태양광 발전설비 관련 사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힘입어 전국 태양광 발전설비가 30만개 가량으로 급증하고 있지만, 산사태로부터 안전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22일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태양광 발전 안전점검 실태'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겼으며, 태양광 설비가 지난 2015년 말 2538MW에서 지난해 말 5062MW로 늘어나는 동안 불합격률도 2.28%에서 3.38%로 높아지는 등 부실설비가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태양광 발전설비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사용전검사·정기검사 항목에도 산사태 등 자연재해 관련 안정성 확인 항목(기초지반 상태·시공상태·규격 및 철근 재질·골재 품질·기초구조물 검사 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 제 19호 태풍 '솔릭' 5일 예보./사진=기상청


이와 관련 산업부는 ▲산·사면 ▲저수지 ▲농지 ▲임야 ▲아파트 베란다 등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가 강풍 및 산사태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해 한국에너지공단에 비상대책단을 구성하라고 권고하고, 상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특히 건축물·도로·축사·농경지 등이 발전소 500m 이내에 위치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군에 대해서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집중 점검할 방침이며, 이날 오전에는 백운규 장관이 에너지·산업단지 유관기관 기관장들이 참석한 긴급대책회의에서 예방조치·긴급복구체계 가동 등을 통한 피해 최소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산림청도 지난 22일 건축물·도로·축사·농경지 등으로부터 반경 500m내에 위치한 2199개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을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했으며, 청와대도 '국가위기관리센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산업부는 이번 태풍으로 태양광 발전설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태양광 사업자와 시공업체 등도 설비 점검 등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동참해달라며, 현장점검 결과와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태양광 안전관련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태양광 패널이 전국에 설치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특히 아파트 단지 내에서 태양광 패널이 바람을 이기지 못해 떨어져 나갈 경우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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