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경협재개 기대감 고조...유엔제재 숙제
남북경협 선도기업 노하우살려 시대적소명 최선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올들어 두 번째 방북길에 오른다. 재계에서는 현 회장이 지난달 정몽헌 전 회장 추모식 당시 금강산 관광과 관련, “연내 재개를 희망한다”는 발언이 현실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청와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은 오는 18~20일 일정으로 예정된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4대그룹 수장들과 함께 동행한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014년 금강산에서 진행된 고(故) 정몽헌 회장 추모식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제공


현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 참석으로 올해 두 번째 방북길에 오른다. 지난달 3일 남편인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 행사 참석 차 금강산을 방문한 지 46일 만이다. 현대그룹은 남북회담 참석과 관련 “남북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길에 남북경협의 선도기업으로써 담담한 마음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달 현대그룹 관계자 15명과 강원 고성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방북한 뒤 6시간 만에 돌아왔다. 북한 금강산에서 열린 고 정몽헌 전 회장 15주기 추모식에 참석 후 김영철 아태위원장 등 북측 인사와 티타임을 가진 뒤 귀경했다.

현 회장의 방북 당시 구체적인 남북사업 계획은 알려진 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금강산 관광 중단이 10년째 이어지는 만큼 이를 연내 재개하는데 긍정적인 논의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진다. 현 회장 또한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북측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대그룹이 남북경협 직후 가장 먼저 속도를 내야 하는 사업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확장이 꼽힌다. 현대그룹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전력과 통신, 철도,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수자원, 명승지관광사업 등 7개의 기간사업 관련 사업권(30년)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사업권 대가로 5억 달러(5350억원)를 지불했다.

남북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이미 지난 5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하는 등 대북 사업 재개를 위한 사전 로드맵을 짜고 있다. TFT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가 자문으로 참여하는 등 그룹 역량을 총집결했다. 현 회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고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담담하게 준비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남북 경협 상황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남북경협’과 관련 세부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제사회로부터 매우 엄격한 대북 제재가 취해지고 있어, 실행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판문점선언 합의 내용 외에 새로운 것보다는 합의된 내용을 좀 더 진전시키는 데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남북 관계 호전에 따른 경협 확대는 미국 측 반응과 국제사회 분위기가 호전되지 않는한 불투명한 전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을 포함한 재계에서는 방북에 동행한 기업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대북 투자에 대한 북측의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은 한국기업들이 대북사업을 검토하는 데 대해 이미 여러 차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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