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휴대폰 유입·유통 통제 및 처벌
이통사 TF "제반여건 조성돼야"
[미디어펜=이해정 기자]18일 재계 인사를 동원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북한의 이동통신 현황에 주목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북한 진출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등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6월 남북협력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KT는 지난 5월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신설했다. TF는 경영기획부문장 직속의 임원급 조직으로 출범했다. 대정부지원 분과, BM/인파르 분과, 그룹사 분과, 지원 분과 등 총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반여건이 조성될 경우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며 "대북제재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협의해 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 KT 직원이 무안군에 구축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사진=KT 제공

북한은 2004년 4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 암살을 기도한 사건으로 알려진 '용천역 폭발사고' 이후 이동통신서비스를 중단했으나 2008년 12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Orascom)과 북한 체신성이 출자해 고려링크를 설립하고 3G 이동통신서비스를 재개했다. 네트워크 서비스는 오라스콤이 하고 있으며, 고려링크와 강성네트워크라는 두 이동통신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북한 이동통신 가입자는 2009년 6만9261명, 2011년 200만명, 2016년 360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북한 내 휴대전화는 주로 국내 통화에 한정되며, 국외 통화와 휴대전화를 이용한 외부정보의 유입과 유통은 철저하게 통제된다. 

2017년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중 국경지대에 전파 장벽 및 전파장애기를 설치하고 독일의 첨단 전파감지 장비를 도입함으로써 북한 주민의 불법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휴대전화의 사용체계를 번경해 동영상, 사진, 도서, 음악 등 저장, 전송 기능을 차단했다. 

2013년 말경부터는 국가안전보위성의 임무 및 권한이 확장하고 강화되면서 '사회주의를 허물어뜨린다'는 명분 하에 휴대 전화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

또한 북한 정부은 국경지역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주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2015년 형법 개정 당시 '비법적인 국제통신죄'(제222조)를 신설하고 "비법적으로 국제통신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에", "정상이 무거운 경우엔 5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기존 비법국경출입죄(제221조)와 동일한 형량이다. 

김흥광 NK 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의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해 "(방송, 언론의 경우)친북 콘텐츠나 북한 선전 콘텐츠를 내보낸다고 하면 외부 매체를 허용하기도 한다"며 "북한이 요구한 것 또는 부정적이지 않은 콘텐츠에 보도하는 것에 한하고, 내부 실태가 세계에 알려진다고 하면 통제가 된다"고 전했다. 

북한 휴대폰은 옛 기종과 중고폰을 포함해 최저 1000위안(한화 17만원)에서 1만위안(150만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일반 노동자 월급이 한국돈으로 평균 2만7500인 것을 감안하면 평양을 위주로 한 엘리트 계층이나 국경지역 및 타 도시에 사는 장마당 세대 중산층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등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협력은 북한 비핵화 목표 달성 자체에 걸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은 지난 15일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내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워싱턴포스트는 "문재인 정부의 북한과의 교류는 김정은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공산주의 정권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종종 외면한다"며 "북한의 지도자를 포용하려는 한국의 열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력'이라는 입장을 일부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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