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간소화 시스템에 포함되지 못해 불편
수익률 낮아 만족도 하락…6개월 평균 -12.7%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왔지만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직접 은행·증권사 창구 찾아 증명서류 발급 받아야 해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익률마저 낮아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실정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와 은행 창구에 코스닥벤처펀드 가입자들의 불만사항이 연이어 접수되고 있다. 연말정산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소득공제 간편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벤처펀드 가입자들은 소득공제 증명서류를 떼기 위해 직접 창구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고객들의 불만을 직접 대면하고 있는 금융사들의 표정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창구 업무를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들어 벤처펀드 가입자들의 방문과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하면서 “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상품임에도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크게 떨어져 불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고 해서 상황을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국세청 측 관계자는 지난 21일 “코스닥벤처펀드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적용을 위해 여러모로 방안을 검토했으나 소규모 벤처기업투자신탁사(사모펀드)에서 업무 처리 인력이 부족해 일괄적인 소득공제 신고를 하기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현재로서는 납세자 스스로 증빙 서류를 떼와 접수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밝혔다.

막상 코스닥벤처펀드를 기획하고 적극 홍보했던 금융위원회조차 “소득공제는 관할이 아니다 보니 답변하기가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가 기획한 세제혜택 상품 중에서 유일하게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애물단지’ 상품이 돼버렸다.

수익률이 높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코스닥벤처펀드는 3년간 펀드를 유지할 경우 투자금 3000만원 한도 내에서 1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신규상장 공모주식의 30%를 우선 배정받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상품이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수익률 측면에선 성적이 좋지 못하다. 지난 11일 기준 각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작년 4~5월 설정된 코스닥벤처펀드들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12.37%에 불과했다. 수익은커녕 원금마저 까먹은 것이다. 

향후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작년에 코스닥벤처펀드가 손실을 본 이유는 주로 정보기술(IT)·바이오주의 부진 때문이었는데, 올해 역시 해당 종목들의 주가 전망 또한 그다지 좋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대로라면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스닥벤처펀드는 ‘편의성’과 ‘실리’를 모두 놓친 상품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이라는 게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이번 상품(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전반적인 기획과 운영 측면에서 아마추어적인 부분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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